조국 법무부 장관의 교체를 촉구하며 시국선언을 했던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이 “선출된 권력으로부터 검찰 독립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검찰개혁이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조국 장관의 검찰개혁,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학술토론회를 열었다. 정교모는 지난달 19일 조 장관의 교체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서명한 교수 3396명의 실명을 공개한 교수단체다. 이날 토론회에는 70여 명의 교수가 참석했다.

토론회에선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검찰개혁 방향이 대통령 및 청와대로 권력을 집중시키고 검찰수사의 독립성을 저해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조국식 (검찰)개혁은 조직문화 개선과 인권 신장이라는 표면적 목표와 더불어 검찰권력에 대한 법무부와 청와대의 정치적 장악력 확대를 실질적 목표로 하고 있다”며 “그런 식의 ‘사이비 개혁’은 차기정권에서 또다시 적폐청산의 악순환으로 연결되는 계기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람직한 검찰개혁은 선출된 권력이 비선출 권력인 검찰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는 게 아니라 이를 낮추는 것”이라며 “청와대는 물론 특정 정파의 영향력을 배제하도록 인사·예산 시스템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민 변호사(전 광주지검 순천지청장)도 “검찰의 근본 문제는 대통령이 검사의 인사권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왔던 과거의 제도가 이어져 온 것”이라며 “검찰개혁의 목표는 대통령의 검사인사권을 제한하는 것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들은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최 교수는 검찰 특수부의 축소를 주장했고, 김 변호사 역시 검·경 두 수사기관의 권력 분산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날 토론회에선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과 함께 조 장관이 유일한 검찰개혁의 적임자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좌장을 맡은 김학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혁 주체의 도덕성에 흠결이 있다면 개혁의 자격이 없다”고 했다. 최 교수 역시 “검찰개혁을 위해 다른 대체 인물을 찾을 수 없어 조 장관을 해임할 수 없다는 말은 대한민국 법조인과 법학 교수 전체를 모독하는 말”이라고 밝혔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