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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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테슬라’로 알려진 중국 전기차업체 니오(NIO)가 50억달러를 웃도는 누적 적자를 나타냈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규모를 축소하는 데다 벤처캐피탈 업계도 전기차 분야에 추가 투자를 꺼리고 있어 경영난이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니오는 지난 2분기 3억69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하루 400만달러씩 손실을 본 셈이다. 누적 손실은 57억달러에 이른다. 중국 정보기술(IT) 대기업인 텐센트의 지원을 받는 이 회사는 윌리엄 리 최고경영자(CEO)가 2014년 상하이에 설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테슬라는 50억달러의 손실을 보기까지 15년이 걸렸는데 니오는 설립 4년 만에 50억달러를 손해봤다”도 전했다.

뉴욕 증시에 상장한 니오 주가는 지난 1년간 74%나 떨어졌다. 매출 부진, 리콜 등의 악재가 겹쳤다. 무엇보다 중국의 ‘전기차 버블’이 곧 터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컸다. 중국 시장은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부양책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2017년부터 친환경차 보조금을 축소하는 추세다. 지난 7월엔 처음으로 중국의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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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오는 이달 말까지 전체 직원의 14%인 7500명을 감축하는 등 경영 부진에 대응하고 있지만 자금난을 이겨낼지 미지수다. 주요 주주인 텐센트와 창업주인 리 CEO는 이달에 각각 1억달러를 긴급 투입했다. 리 CEO는 지난 6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니오의 주가 하락은 중요한 게 아니다”며 “투자자들은 새 차를 만드는 데 돈이 든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산업의 자본집약적 특성을 고려하면 이 정도의 돈으로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미국 테슬라가 올해 말 중국에서 생산에 착수하면 가격을 추가로 인하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