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대리점 모습(사진=연합뉴스)
휴대폰 대리점 모습(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10 출시를 앞두고 통신사들이 경품 곳간을 활짝 열어젖혔다. 진흙탕 싸움으로 번진 불법 보조금 논란을 의식해 과도한 보조금 대신 경품을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갤럭시노트10이 출시되면 통신사들의 고객 잡기 전쟁은 한층 치열해진다. 당분간은 정부 눈치에 불법 보조금 대신 경품으로 시선을 돌리겠지만, 노트10이 5세대(5G) 이동통신 고객 확보에 기폭제 역할을 하는 만큼 다음달부터는 다시 불법 보조금 경쟁이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이날부터 오는 8일까지 갤럭시노트10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갤럭시노트10 사전예약 시점과 경품 혜택을 문자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LG유플러스 공식 홈페이지에서 알림을 받고 싶은 갤럭시노트 단말기종을 선택한 후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원하는 경품을 선택하면 된다. 이후 노트10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유료 애플리케이션, 1만~5만원 상당의 게임 쿠폰 등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온라인몰 유플러스샵(U+Shop)에서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신청해 노트10을 개통하는 고객에게는 이보다 후한 경품을 제공한다. 샤오미 미밴드3, 무선충전 스탠드, 액션캠, 블루투스 이어폰 중 하나를 지급한다. △3만원 상당 백화점 상품권 △무선청소기 △노트북 △미국 디즈니랜드 여행권 등도 경품으로 내걸었다.

SK텔레콤은 5G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 행사를 열었다. 이날부터 오는 28일까지 80만, 85만, 90만, 95만, 100만번째 5G 가입 고객에게 제주 왕복 비즈니스 항공권(2인), 포도호텔 3박 숙박권 등이 포함된 '제주도 여행 패키지'를 제공한다.

5G 신규 가입자 중 퀴즈 응모 고객에게는 추첨을 통해 △갤럭시노트10 △호캉스 패키지 △호텔 식사권 △커피 기프티콘 등을 증정한다. 경품 행사를 열어 5G 100만 가입자 유치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갤럭시노트10 예상 이미지
갤럭시노트10 예상 이미지
통신사들이 잇달아 경품 행사를 여는 배경에는 불법 보조금 신경전이 있다. 최근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KT를 불법 보조금 살포 혐의로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하면서 종전과 같은 불법 보조금 투입이 여의치 않게 된 것이다.

지난 4월 삼성전자의 5G 스마트폰 '갤럭시10 5G', LG전자의 'V50 씽큐(ThinQ)' 출시 후 통신 3사는 최대 70만원의 공시지원금과 함께 불법 소지가 있는 판매장려금을 지속 투입했다. 고가 요금제와 연계한 '공짜폰' 판매, 20만~30만원에 달하는 페이백(현금을 되돌려주는 행위)이 성행했다.

SK텔레콤과 KT는 "불법 보조금 살포로 방통위 경고를 받은 횟수는 LG유플러스가 더 많다. 마케팅 예산이 부족해 경쟁사들을 신고하고 나선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방통위는 현재 LG유플러스의 신고 내용을 검토 중이다. 불법 보조금 실태 조사에 착수할 경우 통신 3사를 모두 조사할 방침이다.

방통위 눈치에 불법 보조금 전쟁이 소강 상태지만 불씨는 살아있다. 갤럭시노트10이 5G 가입자 확대에 기폭제가 될 것이란 믿음이 굳건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노트10 출시 이후인 9월 불법 보조금이 다시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했다. 노트10은 7일 뉴욕에서 공개된 후 오는 23일 국내 출시가 예정돼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갤럭시노트10 출시는 통신사들도 손꼽아 기다렸다. 수요가 많아 5G 가입자를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효과는 보조금이 가장 크다. 통신 3사는 결국 5G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불법 보조금을 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8월은 방통위 눈치를 보겠지만 9월부터는 다시 불법 보조금을 쏟아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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