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가 일상을 습격하면서 마스크는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미세먼지 농도가 웬만큼 심각하지 않으면 선뜻 마스크에 손이 가지 않는다. 화장이 지워지고 안경에 김이 서리는 등 불편한 점이 많아서다. 국내 한 중소기업이 세계 최초로 코에 직접 삽입하는 초소형 마스크를 개발했다. 드림에어의 코 전용 초소형 마스크 ‘코마스크’(사진)다. 창의적 아이디어에다 착용 시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제품력 덕분에 해외시장에서 더 호평을 받고 있다.
정진구 드림에어 대표가 코 삽입용 마스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정진구 드림에어 대표가 코 삽입용 마스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내 코 속의 공기청정기

코마스크는 2008년 개발됐다. 이후 지속적인 제품 개선 및 리뉴얼 과정을 거쳤다. 제품의 클립 중앙부를 잡은 뒤 코 안에 부드럽게 밀어넣고 숨을 들이마시며 필터를 코 속에 안착시키는 방식이다. 코 속 예민한 피부에 거부감이 없도록 부드러운 친환경 실리콘 소재로 제조했다. 숨쉬기 편하도록 필터를 우산 모양으로 설계해 콧볼 내부를 막지 않아 갑갑하거나 이물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했다. 정진구 드림에어 대표는 “코의 기능에 방해가 되거나 걸리적거리지 않도록 하는 데 가장 신경썼다”고 말했다.

코에 넣는 공기청정기…미세먼지 96% 걸러줘
세계 최초로 특허를 받은 3층 구조의 고기능성 필터를 사용해 코털과 점막을 통과한 초미세먼지를 96.3% 걸러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공기 정화 기능이 뛰어나 ‘코 안에 넣는 공기청정기’라는 별명이 붙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의료기기 1등급을 승인받아 아마존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비염 및 알레르기 환자,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하기 어려운 상황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투명 클립으로 제작돼 육안으로 잘 보이지 않아 미관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정 대표는 “2008년 코마스크를 세계 최초로 출시한 이후 꾸준히 제품을 보완해왔다”며 “보관 케이스는 아이들이 열지 못하게 잠금장치를 하는 등 안전에도 주의를 기울였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이렇다 할 마케팅을 하지 않는데도 매달 2만 개 이상 꾸준히 팔리고 있다. 일동제약에 공급하며 홈쇼핑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동남아시아 등 대기질이 좋지 않은 국가에 수출도 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한 기업에 5000만달러어치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성인용 외에 아동 및 여성을 위한 소형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한 번 착용하면 24시간 쓸 수 있다. 가격은 9000원대다.

코에 넣는 공기청정기…미세먼지 96% 걸러줘
‘꿈의 공기’ 구현이 목표

과거 정 대표는 봉제업에 종사했다. 1981년 삼정봉제프랜트를 설립해 봉제공장용 생산설비를 한세실업, 세아상역 등의 현지 공장에 납품했다. 사업은 승승장구했으나 과로로 인해 급성 폐기종과 천식을 얻었고 수년간 병마와 싸워야 했다. 건강을 회복한 정 대표는 2003년 삼정인터내셔널(현 드림에어)을 창업한 뒤 사업 방향을 바꿨다. 마스크가 너무 불편해서 ‘숨 쉬기 편하고, 세상에 없던 제품을 내 손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전 재산을 다 털어넣고 수년간 개발에 매달렸다.

2017년 코마스크의 후속 제품인 ‘코골스탑’을 내놨다. 코콜이를 줄여주는 이 제품은 입소문을 타고 20만 개 이상 팔렸다. 이비인후과 호흡기 전문의와 함께 개발했다. 코 속에 삽입해 비강을 확장시켜 호흡을 편하게 해주는 원리를 활용했다. 정 대표는 “수면 전에 착용하면 코골이 증상을 거의 없애준다”며 “학습하거나 운동할 때 코막힘을 방지해 집중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어 수험생과 운동선수의 수요도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자전거 라이더용 코마스크, 비강 확장 기능이 있는 코마스크 등 제품군 확대에 나섰다. 남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호흡기 관련 틈새시장에만 집중하고 있다. 회사명 드림에어는 ‘꿈의 공기’라는 뜻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20억원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