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민(25)이 23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막을 내린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9’에서 12언더파 276타로 우승을 차지하며 ‘포천 퀸(행운의 여왕)’에 등극했다. 조정민이 동료 선수들의 장미꽃 세례를 받으며 기뻐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나흘간 2만여 명의 갤러리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9'(총상금 7억 원, 우승상금 1억 4000만 원) 최종라운드 경기가 23일 경기도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열렸다. 대회에 출전한 조정민이 1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3라운드까지 7언더파 공동 6위를 기록한 조정민은 4라운드 경기에서 버디 7개, 보기 2개를 기록하며 4라운드 합계 12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했다.포천힐스CC=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9’ 최종라운드(총상금 7억원) 18번홀(파4). 7타 차 열세를 딛고 숨가쁘게 달려온 ‘승부사’ 조정민(25)이 1m가 조금 넘는 버디 퍼트를 남겨놨다. 모두가 알고 있었다. 조정민도 그랬다. 성공하면 우승, 아니면 연장전이었다.KLPGA투어엔 올해 유독 ‘1m 잔혹사’가 많았다. 앞서 조정민은 수혜자였다. 지난 4월 셀트리온퀸즈마스터즈에서 조정민은 김보아(24)가 1m 퍼트를 놓친 틈을 타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이번엔 그 반대였다. 조정민이 ‘골프 신’의 시험에 들었다. 조정민은 호흡을 가다듬었다. 짧은 거리지만 라인을 충분히 살폈다. ‘땡그랑.’ 18번홀에 모인 갤러리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조정민의 우승이었다.최혜진 이어 시즌 두 번째 ‘멀티 퀸’으로조정민은 23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6497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적어낸 그는 2위 조아연(11언더파·19)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조정민은 지난 4월 열린 셀트리온퀸즈마스터즈에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이번 우승으로 시즌 2승째이자 KLPGA투어 통산 5승째를 신고했다. 이번 시즌 다승을 올린 건 최혜진(3승·20)과 조정민뿐이다. 그는 대상 포인트 50점을 추가하며 240점을 기록, 박채윤(236점·25)을 따돌리고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또 우승 상금 1억4000만원을 추가해 상금 랭킹 2위(4억7105만원)에 오르며 1위 최혜진(5억4789만원)을 사정권에 뒀다.7타 차 뒤집기, 역대 2위 대기록조정민은 승부사 기질을 마지막 라운드에 여과 없이 보여줬다. 전날 3라운드가 끝날 때까지만 해도 조정민은 우승 후보 명단에 없었다. 한상희(29)가 14언더파로 단독선두였다. 조정민은 7언더파로 7타 뒤진 공동 6위에 불과했다. 7타 차 역전 우승은 KLPGA투어 역대 2위 기록이다.뚜껑을 열자마자 리더보드가 출렁였다. 한상희가 전반에 보기 3개(버디 1개)로 무너졌다. 조정민도 2번홀(파4) 보기로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6번홀(파3)부터 4연속 버디로 만회했다. 특히 9번홀(파4)에선 30m가량 되는 먼 거리의 칩샷을 그대로 홀 안에 넣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조정민은 “거리가 멀어 공을 줍기 위해 가는 길이 길게 느껴졌다”고 했다.후반, 우승 경쟁은 조정민과 한상희, 조아연의 3파전이었다. 조아연이 첫 세 홀 3연속 버디를 시작으로 8번홀(파4)에서 원 온 뒤 이글을 잡고 한상희를 압박했다. 그새 한상희는 10번홀(파5) 더블 보기를 범해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조정민은 뒤에서 조용히 기회를 노렸다. 12번홀(파4)부터 2연속 버디를 낚아챘다. 단독선두. 조정민은 16번홀(파3)에서 3퍼트 실수로 보기를 했으나 조아연도 보기를 범해 순위가 유지됐다. 18번홀에서 조아연이 버디를 기록하며 뒤늦게 동타를 만들었다. 조정민은 실수하지 않고 1m ‘챔피언 퍼트’를 넣으며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이글 4개 쏟아진 8번홀 ‘살풀이 무대’조아연은 막판 ‘스퍼트’에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그는 우승 상금 8050만원을 챙겼다. 조아연이 이글을 기록한 8번홀은 이날만 이글 4개와 버디 41개를 쏟아내며 ‘살풀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 보기는 2개가 전부였다.김아림(24), 김지현(28), 박지영(23), 김예진(24)이 10언더파 공동 3위를 기록했다. 3라운드까지 3타 차 리드를 지킨 한상희는 이날 5타를 잃고 무너져 7위로 밀렸다. ‘디펜딩 챔피언’ 최혜진은 8언더파 공동 8위에 자리했다. ‘포천의 딸’ 서연정(24)은 6언더파 공동 14위에 올랐다. 톱10에 딱 1타가 모자라 아쉬움을 남겼다.김민선(24)은 이날만 9언더파 63타를 몰아치며 포천힐스CC 대회 첫 코스레코드를 세웠다. 그는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를 쳐 전날 공동 45위보다 37계단 오른 공동 8위로 도약했다. ‘초대 챔프’ 장하나(27)는 이날 16~18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등 뒷심을 발휘해 공동 10위(7언더파)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포천힐스CC=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어젯밤에 언니들과 (이동)갈비를 4인분이나 먹었어요. 체력 비축 덕분인지, 포천힐스가 진짜 ‘행운의 언덕’이 됐네요!”조정민(25·사진)이 23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9’에서 나흘간, 72홀 ‘대혈투’ 끝에 우승을 차지한 후 대뜸 이렇게 말했다. 대회가 열린 포천시 주변의 유명 먹거리인 ‘이동갈비’ 덕에 체력전에서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5승 중 4승을 ‘산악 코스’에서 차지한 조정민은 “변화무쌍한 산악 코스를 좋아한다”며 “올 시즌 목표가 2승이었는데 막상 달성하니 얼떨떨하다”고 말했다.조정민은 우승 상금 1억4000만원을 획득해 시즌 상금 4억7105만원을 모아 최혜진(5억4789만원)과의 격차를 좁히며 이 부문 2위로 도약했다. 또 시즌 2승째를 신고해 최혜진(20)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다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조정민은 “최근 2년간 (경기력이) 좋아졌고 지난해부터 상금이나 평균 타수가 10위 안에 들어왔다”며 “상금 1위나 대상 포인트 1위가 된다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조정민은 이날 무려 7타를 뒤집고 우승했다. 이는 KLPGA투어 역대 2위 기록이다. 조정민은 “(우승 후) 방송 인터뷰를 하면서 7타를 뒤집고 우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 사실을 모를 정도로 지난주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그때 아쉬움을 보완하려고 했고, 우승까지 챙겼다”고 전했다.조정민은 대상 포인트에서도 50점을 획득하며 240점을 모아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각종 부문에서 선두 또는 선두권에 오르며 최혜진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평소 겸손하기로 유명한 조정민은 모처럼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좋은 동반자들이 있어 가능하다고 했다. 조정민은 올해 홍두태 코치와 함께하고 있다.조정민은 “(상금왕이나 대상 등을) 욕심낼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며 “예전의 나였다면 (상금왕 레이스 등을) 어떻게 풀어가나 계산했을 텐데, 이제는 코치님이나 감독님 등 함께 고민할 분들이 생겨서 좋다”고 했다. 또 “기술적인 면뿐 아니라 생활적인 면에 대해서도 조언해 주신다”며 “건방지게도 골프는 개인 운동이고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골프가 축구나 농구처럼 ‘팀’ 운동인 것을 깨달았고 (감독, 코치 덕분에) 더 차분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최종 목표는 해외 투어다. “1년이라도 해외 투어를 경험하지 못하면 후회할 것 같아요. 이번 대회 우승이 그 발판이 됐으면 좋겠어요.”포천힐스CC=박상익/조희찬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