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010년 신한금융지주 경영권 분쟁사태(신한사태)의 피해자로 알려진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에게 위증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의 수사가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 위성호·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등을 타깃으로 한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수사 권고 방향과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남산3억원 의혹’을 재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검사 노만석)는 13일 신 전 사장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은 참고인 신분”이라며 말을 아꼈지만 재판과정상 위증혐의를 포함해 여러가지 혐의를 수사하고 있어 곧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방향이 수사권고 방향과 정반대로 흐르면서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과거사위는 지난해 11월 라 전 회장, 위·이 전 행장 등 10명에 대해 위증 및 위증교사 혐의로 수사를 권고하면서 신 전 사장의 위증혐의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2010년 신한금융 경영권 분쟁사태(신한사태)에서 공권력(검찰)의 피해자로서 신 전 사장의 신분을 고려한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문제가 된 신 전 사장의 재판상 발언은 다른 증인과의 사소한 증언 불일치에 따른 것"이라며 "증언거부권이 있는 피고인 지위에서 나온 것을 위증으로 문제 삼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검찰권 남용의 주요 사례가 된 남산3억원 의혹 수사가 당초 방향을 이탈하면서 검찰권 남용에 대한 수사도 흐지부지 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사위는 지난해 11월 재수사를 권고하면서 “라응찬 이백순 위성호 등 당시 경영진과 임원을 위한 ‘편파수사’이자 ‘봐주기 수사’였다”고 평가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당초 과거사위가 수사를 촉구한 신 전 사장의 ‘무고 피해’에 대해선 별다른 수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검찰 과거사위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백서 편찬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검찰 내부의 반발로 상당수 내용이 누락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의 수사가 검찰권 남용의 책임이 큰 검찰내 일부 간부들에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안대규/정지은/이인혁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