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켑카가 지난해 10월 제주에서 열린 CJ컵나인브릿지에서 칩인 버디를 잡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브룩스 켑카가 지난해 10월 제주에서 열린 CJ컵나인브릿지에서 칩인 버디를 잡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미국·29)가 미국 뉴욕 시민들에게 공짜 맥주를 선물했다. 자기 돈으로 맥주를 사서 나눠준 건 아니다. 한 맥주회사가 꾸민 마케팅 이벤트에서 ‘신기의 아이언 샷’을 날려 뉴요커들에게 작지만 즐거운 맥주파티를 선사했다.

켑카는 지난 6일(현지시간) 맥주회사 미켈롭 울트라가 뉴욕 허드슨강가 인근 뉴욕항에서 연 ‘움직이는 바지선(소형 화물운반선)위 그린에 공 올리기’이벤트에 참여했다. 130야드가량 떨어진 바지선은 인조잔디로 갑판위에 그린을 만들어 놨는데, 그린 폭이 4m안팎으로 좁은데다 조류를 따라 움직이고 있었고,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켑카의 ‘온그린’ 성공확률은 희박해 보였다.

하지만 켑카는 웨지로 공을 때려 두 번째 샷 만에 그린 적중에 성공했다. 이를 지켜보던 일부 뉴욕시민들은 일제히 ‘만세’를 부르며 환호했다. 장타(장타서열 14위)에 정교함(그린 적중률 29위)까지 두루갖춘 켑카로선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 미켈롭은 켑카를 초청해 이벤트를 열면서 “바지선 위에 공을 올려놓으면 전 뉴욕 시민들에게 맥주를 쏘겠다”고 공언했다. 오는 16일 하루동안 6개짜리 울트라 맥주팩을 살 때 5달러를 깎아주고, 지정된 바에서 미켈롭 울트라 맥주를 한 병씩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켑카가 ‘너무도 쉽게’ 샷을 성공시키는 바람에 미켈롭은 상당한 비용을 들이게 됐다. 하지만 미켈롭과 켑카는 당분간 뉴욕 인근에서 가장 인기있는 유명인사와 맥주 브랜드가 될 전망이다.

메이저 3승을 포함해 통산 5승을 쌓은 켑카는 오는 16일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 대회 PGA챔피언십에서 자신의 네 번째 메이저 트로피이자 PGA챔피언십 2연패에 도전한다. 2015년 웨이스트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에서 첫 승을 올린 켑카는 이미 US오픈을 2연패(2017,2018시즌)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2연패에 성공할 경우 2개 메이저 대회 연속 2연패라는 진기록을 남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