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2022년까지 설치 예정인 수원역~장안구청 간 트램 조감도(왼쪽)와 성남시가 2021년까지 판교에 설치하는 트램 조감도. /수원·성남시 제공
수원시가 2022년까지 설치 예정인 수원역~장안구청 간 트램 조감도(왼쪽)와 성남시가 2021년까지 판교에 설치하는 트램 조감도. /수원·성남시 제공
경기 수원시와 성남시가 친환경 교통수단인 트램 ‘국내 1호’ 유치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원시와 성남시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무가선 저상 트램 실증노선 선정 공모 사업에 지난 14일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17일 발표했다. 공모사업에 선정되면 국내 처음으로 해당 지역에 트램이 설치된다.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는 무가선 저상 트램 실증노선은 전력을 공급하는 전차선 없이 배터리로만 운행되는 노면전차 구간이다. 국토교통부가 국내 첫 도입을 위해 240억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국책사업이다. 철도기술연구원은 내년 1월 수원과 성남 등 공모에 참여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한 곳을 선정해 트램 1㎞ 복선노선 건설비 110억원을 지원한다. 지자체들은 자체적으로 트램 설치 사업을 추진하지만 정부에서 선정한 국내 1호 트램 지역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원시는 제안서에 2010년부터 추진해 온 트램업무 노하우와 사업노선 주변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 북수원복합환승센터 내 트램 차량기지 설치 등의 내용을 담았다. 수원시는 2010년부터 친환경 교통수단 사업계획을 세워 수원역~장안구청까지 6㎞ 노선에 트램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전체 트램구간 가운데 장안문에서 KT위즈파크까지의 1.5㎞ 구간을 실증노선으로 제안했다. 총사업비 1677억원을 투입해 내년 하반기 실시설계, 2022년 10월 개통 예정이다.

백운석 수원시 제2부시장은 “트램 실증노선 유치는 수원이 경기도의 수부 도시라는 상징성과 함께 자체 계획하고 있는 트램 설치 계획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는 트램 전 구간이 개통하면 수원역과 장안구청 간 하루 4만여 명의 대중교통 이용자를 트램이 전담해 상습적인 교통혼잡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남시는 제안서에 트램 차량 3편성(1편당 5량) 이상, 정거장 4개소, 교차로 2개소 이상 구축 계획 등을 담았다. 김성남 시 첨단교통팀장은 “판교테크노밸리 활성화를 위한 트램 유치는 성남시가 첨단산업의 중심이라는 상징성까지 있어 실증도시 선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남시는 판교역~판교테크노밸리를 잇는 2㎞ 구간에 트램 실증노선을 유치해 2021년 완공할 계획이다. 시는 총 6000억원이 투입되는 성남도시철도 트램 1호선(10.4㎞)·2호선(14.7㎞)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에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 승인을 요청한 성남도시철도는 내년 예비타당성 조사 등 행정절차를 거쳐 2026년 하반기 완공이 목표다. 성남시 관계자는 “2022년 판교 1,2,3테크노밸리에 3800여 개의 첨단기업이 입주해 직장인 18만여 명이 출퇴근하는 교통환경 개선을 위해 트램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