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31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사립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대안 마련 정책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31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사립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대안 마련 정책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사립유치원의 비위가 국공립 유치원에 비해 적발건수가 약 10배, 액수로는 약 263배로 높아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유치원 비리 이슈를 주도하고 있는 박 의원은 31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사립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대안마련 정책 토론회'에서 "감사를 통해서 적발된 내용보다 지도점검을 통해 적발된 내용이 더 큰 문제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실시한 유치원 감사 적발 내역을 보면 사립유치원은 국공립유치원보다 건수로는 약 10배, 액수로는 약 263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 사립유치원은 6254건 314억8625만원이 적발됐고, 국공립유치원은 654건, 1억1993만원이 적발됐다.

또한 지난 5년 동안 국공립 유치원의 87%, 사립유치원 54% 정도는 감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치원 전수감사를 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관리 체계를 갖추고 담당 인력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공공교육기관인 동시에 개인사업자의 속성을 포함하고 있는 사립유치원의 구조적 모순을 제도로 보완하고 유치원 평가 항목에서 회계 투명성 관련 지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찬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유치원 감사 결과를 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단 한 번이라도 감사를 받지 않은 유치원 수는 국공립의 경우 전체 4801개 중 4181개(87.1%), 사립은 전체 4220개 중 2264개(53.6%)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집행위원장은 “정부와 관할청이 지도·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교육 당국조차 유치원을 공공교육기관이라고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교육부를 비롯한 시·도 교육청, 교육지원청 단위의 유아교육 담당 부서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유치원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공공관리체계를 구축하고 담당 인력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누구 하나 법 개정에서 소외되지 않고 같이 힘을 합쳐서 11월 안에 가닥을 잡고 정기국회 안에 '박용진 3법'이 통과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진 3법은 비리 유치원 근절을 위한 3법인 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말한다. 지난 23일 민주당의 당론으로 발의됐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29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17개 시도교육청 유치원 감사‧지도점검결과 자료를 추가 공개했다.

박 의원은 "감사결과로 드러난 문제점은 아이들에게 쓰여야 할 돈을 일부 원장 등이 사적으로 사용한 부정행위, 속되게 말해서 '삥땅'친 것"이라며 "지도점검결과 드러난 문제점의 대부분은 아예 작정을 하고 정부를 속여서 국민세금을 훔쳐가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비리 적발 유치원들의 폐업이 잇따르면서 아이를 맡긴 부모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감사 결과에 따른 실명 공개 후 폐원을 신청한 충북 청주 은성유치원이 이날 긴급 학부모 설명회를 개최해 '폐원'을 공식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6일 청주교육지원청에 '폐쇄 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이 유치원 원장은 '설립자의 건강상태 악화'를 사유로 들었다.

하지만 충북도교육청의 감사 결과 실명 공개 후 강하게 항의한 것을 고려하면 실명 공개에 대한 반발 성격이 더 강한 셈이다.
유은혜 "유치원 휴원·폐원 땐 학부모 사전동의 의무화" (사진=연합뉴스)
유은혜 "유치원 휴원·폐원 땐 학부모 사전동의 의무화" (사진=연합뉴스)
한편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휴·폐원에 대해서는 불법성을 따져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집단행동이 아니더라도 지역적으로 그럴(휴·폐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추진단이 매일 점검하며 대비하고 있고, 그런 일이 생겼을 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마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