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 연구원들이 부품경량화기술센터에 있는 복합소재 급속 내열성 및 진동과 충격 내구성을 평가하는 9억원대 장비로 테스트하고 있다.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  제공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 연구원들이 부품경량화기술센터에 있는 복합소재 급속 내열성 및 진동과 충격 내구성을 평가하는 9억원대 장비로 테스트하고 있다.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 제공
경북 영천의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원장 권오승)이 구미 경산 영천 경산 경주 울산으로 이어지는 자동차와 기계소재산업 벨트 내 기업의 변신을 위한 혁신기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상북도 출자출연기관인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은 탄소복합재기술연구조합(이사장 서중호 아진산업 회장)의 사무국을 맡고 있다. 경상북도가 지난해 탄소산업 육성을 위해 기업과 연구소 135개를 모아 설립한 기구로, 지난 1월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최종 인가를 받았다.

경부고속도로 축을 따라 형성된 이 지역의 자동차 부품과 소재, 기계가공 기업이 적절하게 변신하느냐 여부는 지역 경제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과제다. 파리기후협정 이후 차량 연비 규제가 세계적으로 강화된 때문이다. 규제 기준을 충족하려면 차체 무게를 줄여야 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기존의 금속을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재료인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경북하이브리드부품硏, 탄소산업 연구 메카로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은 탄소복합재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거점센터를 구축 중이다. 경북 내 기업의 특화산업과 기반산업 기술을 탄소소재와 융복합해 고부가가치화를 이루기 위해서다. 구미에 들어설 탄소성형부품상용화인증센터에는 탄소복합재 성형 장비와 소프트웨어 21종, 탄소성형설계해석기술지원센터에는 설계 해석을 위한 슈퍼컴퓨터 등 21종의 장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문지훈 소재융합본부장은 “금속소재 부품을 탄소소재로 바꾸기만 하면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소재가 바뀌면 연결된 제품의 모든 물성 설계가 바뀌기 때문에 설계 해석 과정과 함께 제품을 상용화하고 인증받을 수 있는 장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고가의 장비를 구축하기 어려운 기업을 위해 장비를 도입하고 기술 지원을 한다.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은 영천 등 경북지역 기업의 기술 확보와 연구소기업 설립도 활발하게 지원하고 있다. 영천에서 온수매트를 제조하던 상광(대표 강척구)은 지난해 말 연구원 지원으로 카본 발열 케이블을 상용화했다. 온수매트에 발열 기능이 있는 탄소섬유를 함유한 케이블을 개발해 연매출이 16억원으로 두 배 상승했다. 의료용 튜브를 제조하는 정밀제어 압출펌프 개발에도 성공했다.

경북하이브리드부품硏, 탄소산업 연구 메카로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은 지난해 10월 연구원이 보유한 고순도 산화아연 제조기술을 이전하고 공동출자해 연구소기업 에스아이엠(대표 윤석훈)을 설립했다. 이 기술은 주물 폐분진으로부터 고순도 산화아연을 추출하는 기술로 전자광학재료뿐만 아니라 투명 전기전도막, 태양전지 및 자외선 센서, 타이어(고무 제조), 화장품, 세라믹, 반도체산업 등 활용도가 방대한 대표적 친환경 기술이다. 이번 연구소기업 설립은 경상북도 출자출연기관 가운데 최초다. 기술 적용 범위가 넓어 2022년까지 72억원의 매출과 50여 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연구원은 전망하고 있다.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은 2007년 설립 이후 360여 건의 연구개발 과제를 수주해 지역 기업에 2200억원 규모의 정부 지원금을 연계해주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까지 144억원을 투입해 시제품 제작, 기술, 마케팅, 지식재산권, 전문인력 지원 등 3300여 건의 기업 지원 서비스 실적을 기록했다.

권오승 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탄소소재산업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탄소성형부품상용화인증센터와 탄소성형설계해석기술지원센터를 구축해 경북의 탄소산업을 신성장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중소기업의 혁신과 구조 전환도 돕겠다”고 강조했다.

영천=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