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MB집사’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2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방조 및 국고손실 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기획관의 선고 공판에서 뇌물 방조 혐의는 무죄를, 국고손실 방조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나 면소로 판결했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김성호·원세훈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총 4억원의 특수활동비를 건네받은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앞서 선고된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장 특활비 뇌물 사건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사건에서도 국정원장들은 이 전 대통령의 요구를 청와대의 자금 지원 요청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며 특정 대가를 기대한 뇌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국고손실 방조 혐의에는 특가법상 국고손실 방조죄가 아니라 단순 횡령 방조죄를 적용해 공소시효 7년이 끝났다고 봤다.

법조계에선 이 전 대통령의 1심 재판에서도 특활비 뇌물 혐의는 무죄로 나올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김 전 기획관 사건과 별개로 김 전 원장이 이 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2억원과 2011년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이 김윤옥 여사 측에 전달했다는 10만달러가 변수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