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다음주 북한을 방문해 비핵화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지난 12일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처음 열리는 고위급 접촉으로 구체적인 북한 비핵화 로드맵이 논의될지 주목된다.

미·북은 싱가포르 회담 합의문에서 고위급 실무회담을 최대한 빨리 추진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등 정상회담 결과를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FT는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폼페이오 장관이 다음주 평양에 가기 위해 다음달 6일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던 인도 외무장관과의 회담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다른 소식통은 “앞으로 며칠 내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북 정상회담의 북한 비핵화 합의가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거세자 북한 측에 ‘가능한 한 빨리 후속 실무회담을 하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까지 회담 일정은 물론 협상 파트너도 통보받지 못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에 방북하면 지난 4월 초와 5월에 이어 세 번째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를 칠면조 요리에 비유하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노스다코타주에서 열린 유세연설에서 미·북 정상회담 성과를 언급하던 중 “(북한 비핵화를) 서두르면 스토브에서 칠면조를 서둘러 꺼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요리가 되고 있고, 여러분이 아주 만족할 것이지만 서두르면 안 된다”며 “서두를수록 나쁘고 더 오래 할수록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솔직히 북한과 거의 전쟁에 근접했었고 3000만 명, 5000만 명을 잃을 수도 있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회동했고 우리는 좋은 관계, 좋은 궁합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서 “현재의 제재를 이행하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우선순위에 남아 있다”며 북한에 대한 압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중요한 연례 한·미 군사훈련 중 하나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중단하며 약속을 지키고 있는 만큼 이제 북한이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는 28일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 토론자로 나서 “우리가 원하는 진전을 이루지 못한다고 생각되면 언제든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설지연/정인설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