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마다 30일 유급 휴가… 회사차로 여행 떠나는 직원들
서울 성수동에 있는 쏘카 사무실. 회사의 상징색인 파란색이 가득했다. 부서 위치를 비롯한 각종 안내도는 도로표지판으로 표시됐다.

성상현 쏘카 홍보팀장은 직원들 가운에 있는 한쪽 의자를 가리키며 “저기가 쏘카의 조정열 대표 자리”라고 소개했다. 자동차 공유기업답게 대표도 사무실 없이 넓은 책상을 직원들과 나눠 쓰고 있었다.

3년마다 30일 유급 휴가… 회사차로 여행 떠나는 직원들
2012년 출범한 쏘카는 ‘스마트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대표의 개인 사무실이 없고 직원들은 사내에서 이름 대신 닉네임으로 불린다. 대표도 그의 닉네임인 ‘욜’로 통한다.

성 팀장은 “직함 대신 닉네임을 부르다 보니 모든 직원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신입사원 의견도 회사 의사결정에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한 조직문화는 출퇴근 시간에서도 나타난다. 쏘카의 출근은 오전 9시30분, 퇴근은 오후 6시30분이다. 성 팀장은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정시 퇴근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량 공유기업 특성상 직원에게 쏘카 24시간 이용권(월 4매)과 48시간 쏘카 이용권(월 1매)도 지원하고 있다. 3년마다 1개월 충전 휴가를 횟수에 상관없이 누릴 수 있는 것 또한 쏘카만의 워라밸이다. 충전 휴가와 별도로 연차를 이용할 수 있다.

젊은 조직답게 의사결정도 빠르다. 쏘카는 2017년 6월 ‘부름 서비스’를 시작했다. 부름 서비스는 이용객이 두 시간 전 시간과 장소를 지정하면 예약한 차량을 원하는 장소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부름 서비스는 ‘고객의 집 앞까지 차를 보내주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이 아이디어가 사내 게시판을 통해 뜨자 여기저기 댓글이 달리면서 3개월 만에 비즈니스 모델로 탄생했다.

3년마다 30일 유급 휴가… 회사차로 여행 떠나는 직원들
쏘카의 빠른 의사결정 바탕에는 ‘슬랙’이라는 사내 메신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회사의 비즈니스 의견은 슬랙을 통해 모든 직원에게 투명하게 공유된다. 슬랙에 하나의 아이디어가 뜨면 직원들의 의견이 댓글로 달리면서 순식간에 의견이 반영되는 시스템이다. 성 팀장은 “하루에도 수십 개의 개선 아이디어가 슬랙을 통해 나오면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없던 차량 공유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어서 사내 부서도 일반기업에 없는 인력과 팀이 많다.

24시간 무인서비스가 작동되도록 쏘카존을 관리·개발하는 ‘사업그룹’, 차량 사고를 별도 관리하는 ‘사고관리팀’, 소비자와 차량정보를 분석하는 ‘데이터인텔리전스팀’ 등이 그것이다. 쏘카는 수시채용으로 직원을 뽑는다. 채용 절차는 서류전형과 면접 두 단계다. 면접은 직무에 따라 두 차례 정도 이뤄지고 사전과제가 부과되기도 한다.

‘3S(smart·speed·slack)’ 기업문화 덕에 출범 당시 3000명이던 쏘카 회원 수는 6년 만에 1000배를 넘는 340만 명으로 급증했다. 3억원이던 매출은 300배(2016년 12월 기준 908억원) 늘었다. 50명이던 직원이 280여명으로 늘면서 사무실을 네 번이나 옮겨야 했다.

전국 81개 도시에서 8200대의 쏘카를 운영 중이다. 쏘카존(쏘카가 세워져 있는 장소)만 3200곳에 달한다. 경쟁사인 그린카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자동차 공유기업 1위로 우뚝 섰다.

조정열 대표는 “건전한 기업문화 정착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더 많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