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만 500명 사망…유니세프 "지뢰 사용 당장 멈춰야"

친러 반군 조직과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3년 넘게 교전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지대가 어린이 22만 명의 생명을 위협하는 최악의 지뢰 매설지역이 됐다고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UNICEF)이 21일 밝혔다.

유엔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우크라이나에서는 지뢰, 폭발물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103명의 민간인이 숨졌다.
최악의 지뢰 지역 우크라 동부…어린이 22만명 위협
유니세프는 500km에 걸쳐 형성된 전선에 지뢰가 매설돼 있어 매주 한 명꼴로 어린이 사망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유니세프는 "어린이들이 학교를 오가면서 수류탄이나 퓨즈 장치 같이 생긴 것을 무심코 집어 들었다가 목숨을 잃거나 심각한 장애를 입게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양쪽 모두 지뢰 사용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뢰 매설 지역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은 22만명에 이른다.

알렉세이라는 14세 소년은 "무심코 무언가를 눌렀는데 갑자기 폭발이 일어났다. 피가 나고 손가락들이 매달려 있었다"며 "겁이 나고 몸이 몹시 떨렸다"고 유니세프에 말했다.

1999년부터 발간되고 있는 대인지뢰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에는 이 지역에서 500명 가까운 어린이가 지뢰로 숨졌고 1천명 이상이 다쳤다.
최악의 지뢰 지역 우크라 동부…어린이 22만명 위협
우크라이나는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루한스크, 도네츠크 등 러시아계가 많은 동부 지역에서 독립을 주장하는 세력이 반군을 조직했다.

이들은 군사적으로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러시아는 지원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내전 발발 후 이 지역에서는 1만여명이 숨졌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반군이 여러 차례 로켓을 발사하자 20일 동부 교전 지역에 추가 병력 배치를 명령하는 등 양측의 충돌 사태는 악화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