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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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이달 초 최고치 행진을 멈춘 후 기세가 한 풀 꺾인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연말까지 이벤트 소강 국면을 거치며 코스피가 쉬어갈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해당 기간 실적 모멘텀을 갖춘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전략을 수립해 내년을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13일 오전 10시2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99포인트(0.35%) 하락한 2533.96을 기록 중이다.

지난 2일 장중 2561.63을 찍은 코스피는 2500선 중반에서 지지부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3분기 실적 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들었고, 각국의 통화정책 변수가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코스피를 끌어올릴 요인이 마땅히 없는 상황이라고 증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서동필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 미국 등 글로벌 증시에는 시장을 움직일만한 새로운 동력이 보이질 않는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재료에 반응할 시장이 아니란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국 증시를 띄운 세재개편도 지연될 가능성이 크고, 유가가 예상 외로 강한 상승세를 보였으나 소강 상태에 진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료 공백기임에도 불구하고 한국기업의 이익 모멘텀이 살아있다는 점을 고려해 내년 증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서 센터장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올해 이익 전망치와 향후 12개월 이익 전망치 상향조정비율이 1개월 전에 비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며 "소재, 금융, 산업재, 정보기술(IT)업종의 이익 모멘텀이 꾸준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촉발된 중국과의 껄끄러운 관계가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로 소비재 업종이 반등했지만 이 같은 흐름이 추세를 이룰지 여부를 단언하기 어렵다"며 "이익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는 업종에 관심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기업의 3분기 순이익이 기대치 대비 다소 미흡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해 높아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정당화했다"며 "코스피의 연말 종가가 현재 수준 대비 크게 다르진 않겠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업종과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과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경기선행지수 추이에 비춰 글로벌 경기 확장 국면에서 매출 증가율 상위 10% 기업의 주가수익률이 영업이익과 순이익 증가율 상위 10% 기업보다 우수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글로벌 경기사이클이 현재 확장국면에서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감안하면 매출 증가율이 높은 업종 또는 종목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 모두 반도체, IT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업종의 매출성장률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팀장은 "세 개 업종은 기고효과에도 불구하고 내년 매출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매출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이 밖에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호텔·레저, 운송 업종이, 코스닥에서는 건강관리와 미디어 업종의 매출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익증가율 측면에서 코스닥 시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있다. 코스닥 상장사의 내년 이익증가율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웃돌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내년 코스닥 상장사 영업이익 증가율은 32.4%로 유가증권시장 상장 영업이익 증가율 13.2%를 크게 웃돌 것"이라며 "최근 코스닥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IT, 제약·바이오, 중국 소비주가 내년 실적 성장도 주도하며 코스닥 상승추세 형성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