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물량 40%가 비(非)아파트… "건설 과정서 지연 가능"
정부는 ‘8·2 부동산대책’에서 수도권 주택 입주량이 넉넉해 공급 부족 우려는 작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간에서는 아파트를 제외한 주택은 인허가와 착공, 준공 시점에 불일치 현상이 흔히 나타나 입주 물량 추정치에 오차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수도권 입주 물량을 올해 29만 가구, 내년 31만 가구로 추정했다. 서울은 올해 7만5000가구, 내년 7만5000가구로 집계했다. 서울 강남4구는 올해 1만9000가구, 내년 2만4000가구가 입주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아파트와 단독 다세대 다가구 등을 모두 합친 규모다.

대책에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아파트 입주 물량만 따지면 수도권이 각각 18만 가구와 22만9000가구다. 서울은 올해 3만2000가구, 내년 4만 가구로 추정된다.

아파트는 입주자 모집공고에 준공 예정 시기가 나와 있어 이것을 토대로 전수조사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비(非)아파트는 착공에 들어간 뒤 몇 개월 내 준공된다는 것을 고려해 착공 실적으로 추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체 물량의 40%가량을 차지하는 비아파트의 실적 추산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2011년 이후 지난달까지 수도권에서 비아파트를 포함한 주택의 인허가 물량은 201만8245가구였다.

착공과 준공 물량은 각각 176만7598가구와 146만9417가구를 기록했다. 착공한 뒤 준공된 비율은 83.1%다. 약 17%는 공사를 시작했지만 준공되지 않았거나 지연된 경우다. 인허가·준공·착공 물량 사이에 통계의 착시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마케팅팀장은 “착공은 인허가보다 많을 수 없고 준공도 착공 물량보다 적다”며 “2011년과 2012년 이명박 정부 때 보금자리주택 허가(사업승인)를 연말 밀어내기식으로 했지만 착공하지 않은 현장이 쏟아졌다”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