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20일 오후 3시6분

여의도 HP빌딩에 눈독 들이는 운용사들
매각을 앞두고 있는 서울 여의도 랜드마크 오피스 빌딩인 휴렛팩커드(HP)빌딩(사진)에 부동산 자산운용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존 임차인이 빠져나가기로 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건물을 사들일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HP빌딩은 지하 7층~지상 23층, 연면적 4만3835㎡ 규모의 대형 오피스 건물이다. 한국HP가 1999년 700억원에 사들였다. 2012년 다시 CBRE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에 1900억원을 받고 세일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방식으로 팔았다.

CBRE는 자사의 부동산컨설팅 부문과 컬리어스인터내셔널코리아를 공동 주관사로 선정하고 건물 매각에 나섰다. 오는 25일 본입찰을 시행할 계획이다.

최근 여의도 공실률을 반영한 건물 가격은 2000억원대 초반으로 평가된다. 건물의 절반가량을 쓰고 있는 HP가 여의도 케이타워(옛 미래에셋생명빌딩)로 옮겨가겠다고 밝히면서 할인 요인이 더 생긴 탓이다. 2016년 캡스톤자산운용이 2200억원에 매입을 시도했지만 자금 모집에 실패해 불발로 끝났다.

몇몇 대형 운용사가 건물 실사를 다녀가는 등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새 주인은 인수 후 건물을 일부 개조해 가치를 높이는 ‘밸류애드’ 전략을 펼 것으로 부동산 자산운용사들은 보고 있다. 건물 저층부를 개조한 뒤 매장을 입점시켜 지하철 5, 9호선 여의도역의 유동 인구를 흡수하는 방안과 건물 최상층의 강당을 스튜디오나 극장 등으로 개조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