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최순실, 컴투게더 단독 입찰에 '회사 없애버려' 격분"
"최씨 혼자 화나서 한 얘기, 전달 지시한 적은 없다"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포레카)의 지분 강탈 시도 과정에서 최순실(61)씨가 피해 업체의 단독 입찰 소식에 "양아치"라는 표현을 써가며 격분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광고감독 차은택씨는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재판에 증인 신분으로 출석해 이 같은 내용을 증언했다.

차씨와 최씨는 모스코스라는 신생 광고업체를 만든 뒤 포레카를 인수하기 위해 이전부터 인수에 뛰어든 컴투게더와 컨소시엄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지분 문제 등으로 협상이 난항을 겪던 중 컴투게더가 단독 입찰을 하자 최씨가 크게 화를 냈다는 얘기다.

차씨는 "(2015년) 6월인가 무슨 입찰에 (컴투게더가) 단독으로 들어갔다고 했을 때 그걸 듣고 나서 최씨가 격분했다"며 "양아치라느니, '회사를 없애버리든지' 라는 표현을 썼다"고 회상했다.

다만 차씨는 "물론 지금 최씨가 여러 혐의와 지탄을 받고 있지만, 최씨가 그런 말을 지시해서 전달하라고 한 적은 없고 본인이 화가 나서 한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차씨는 이전부터 최씨가 컴투게더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컴투게더와) 협상 과정에서도 최씨가 '컴투게더는 재무 상태가 안 좋은 회사다, 컴투게더가 대부업체를 쓴다는 데 그러면 큰일난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차씨는 최씨가 격분하며 말한 내용을 '협상 매개자'로 나섰던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게 "위에서"라는 표현을 써가며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원장은 이를 컴투게더 한모 대표에게 다시 그대로 전달했고, 한씨는 이 대화를 녹음해 법정에서 그 내용이 공개됐다.

차씨는 이렇게 상황이 전개된 데 대해 "상식적으로 그 이야기를 한 대표 앞에서 송 원장이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게 전달돼서 이렇게까지 심각한 상황으로 갈 거라고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차씨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홍탁 전 모스코스 대표에 대해선 "김씨는 처음부터 (포레카 인수를) 반신반의했다"며 "더 좋은 길을 갈 수 있는 분이고 지금 피고인석에 앉아있을 분이 아닌데 모든 게 제가 과한 욕심을 부려 이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김예나 기자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