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정유라 퇴학에 체육특기자전형 폐지까지

前 입학처장 등 교원 15명에 징계 요구
교육부 감사 징계 요구와는 '일부 차이'

지난 10월19일 정유라 특혜 의혹 해명을 요구하며 시위하는 이대 교직원과 학생들. / 한경 DB

[ 김봉구 기자 ] 이화여대가 정유라를 퇴학시키기로 했다. 특혜 논란을 빚은 체육특기자전형은 아예 폐지한다. 남궁곤 전 입학처장,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등 입학 및 학사관리 과정에서 정유라에 특혜를 준 교원 15명에 대한 징계도 결정했다.

이화여대 학교법인 이화학당은 2일 이같은 내용의 특별감사위원회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진행된 교육부 특별감사 결과 입학취소 된 정유라는 학교의 자체 감사에서도 동일한 조치를 받았다.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전형 면접 당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지참하는 등 부정행위를 저지른 점이 인정됐다.

학교 측은 정유라가 입학 후 수업에 출석하지 않고 시험에 대리응시한 점 등을 근거로 퇴학 조치를 추가했다. 정유라가 자퇴하더라도 재입학을 영구 불허키로 했다.

문제가 된 체육특기자전형은 폐지하기로 했다. 감사 결과 보고서는 “체육특기자전형 대상 종목에 대한 합리적 기준이 부족하고 서류·면접 심사 기준의 공정성 확보가 어려우며 학사관리가 충실하게 이뤄지지 않는 등 특기자전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이유를 밝혔다.

체육특기자전형뿐 아니라 예체능 실기전형 전반에 대한 점검, 대리출석·대리응시 등에 취약한 온라인 교과목 학사관리 점검 및 대응방안 마련도 제안했다.

이번 사태를 빚은 핵심 인사로 지목된 남궁곤 전 처장과 김경숙 전 학장을 비롯해 정유라에 학점 특혜를 준 의류산업학과 이인성 교수는 중징계를 받는다. 여기에 정유라의 소속 학과인 체육과학부 교수 2명을 더한 5명이 중징계 대상이다.

앞서 교육부는 남궁 전 처장과 김 전 학장의 해임을 포함해 모두 7명을 중징계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학교의 징계가 교육부 요구보다 축소된 것은 자체 감사 결과 ‘정유라의 합격을 위해 조직적으로 모의한 정황은 없었다’는 결론을 냈기 때문이다.

이외에 2명 경징계, 전 교무처장과 전 기획처장 등 4명 경고, 3명 주의, 1명 해촉 등 총 15명에 대한 신분상 조치를 요구했다. 최경희 전 총장의 경우 진행 중인 검찰 수사가 종료되면 별도의 징계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학교 측은 “감사 결과 일부 교직원들의 공정성을 해치는 언행과 부정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자기반성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이화여대는 겸허한 자세로 사회적 비판을 받아들이고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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