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신던 운동화 브랜드로 유명한 미국 '뉴발란스'(New Balance)'가 친(親) 트럼프 발언으로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서 뭇매를 맞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전했다.

이 회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정책을 뒤집는다는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환영했다.

뉴발란스의 매슈 르브레톤 대외담당 부회장은 전날 인터뷰에서 "오바마 정부는 우리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면서 "트럼프가 당선되니 모든 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방 5개 공장에서 1천400명의 직원을 두고 운동화를 만드는 이 회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해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대표적인 반대자였다.

이 협정으로 해외 생산에 의존하는 경쟁업체가 유리해지는 반면, 뉴밸런스 같은 미국 내 제조업체가 위협받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발언 내용이 전해지자 SNS에서는 대대적인 논란이 빚어졌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는 뉴밸런스 운동화를 내다 버리거나,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이들이 넘쳐났다.

일부는 운동화를 불태우는 동영상을 게시하기도 했다.

다른 이들은 쓰레기통에 버린 운동화 사진을 올렸다.

한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뉴밸런스 계정에 "TPP에 대한 뉴밸런스의 입장을 지지하지만, 트럼프같이 증오를 퍼뜨리는 사람을 지지하다니 실망스럽다"고 적었다.

반면에, 뉴밸런스의 TPP 반대 입장을 지지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 회사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매티 허비는 "트럼프 지지자도 아니고, 투표도 안 했고, 싫어한다"면서 "뉴밸런스가 TPP를 반대하기 때문에 지지하며, 앞으로 계속 운동화를 사겠다"고 밝혔다.

뉴밸런스는 전날 성명에서 "미국에서 운동화를 만드는 유일한 주요업체로서, 운동화를 더 만들고 싶지, 덜 만들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무역에 있어 나름의 시각을 갖게 된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이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무역에 대한 입장을 모두 지지한다"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