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로 불확실성이 증대돼 국내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당분간 단기적인 충격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트럼프가 대선 후보 때 공약했던 보호무역주의 성향의 포퓰리즘적 정책들이 쏟아질 경우 자유무역, 노동시장 유연화 등 기존의 세계 질서가 흔들리면서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경제 상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주한미군 이슈를 꼽았다.

트럼프가 이후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이나 주한미군 비용 문제를 언급하며 이를 정책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경우 한국 경제는 큰 충격에 빠질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다만 공약이 정책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는 만큼 장기적인 영향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상당수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정책에 부정적이었던 만큼 미국 금리 인상이 늦춰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일부 제기됐다.

◇ "금융시장 부정적 충격 불가피…공약사항 수사에 그칠 수도"
-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

트럼프는 보호무역주의를 강하게 얘기해왔다.

보호무역주의가 선거에서의 레토릭으로 그친다면 다행이지만 실제로 정책이 시행되면 엄청난 충격이 있을 것이다.

FTA가 새롭게 논의되면 한미 모두에 부정적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런 공약사항들은 선거 때 수사로만 그칠 수도 있다.

강한 보호무역주의가 궁극적으로 미국에도 부정적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타협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런 논의 과정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부정적 충격은 있을 것이다.

트럼프가 연방준비제도(FED)를 비판해왔기 때문에 FED가 금리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 금리 인상이 지연되면 한국에 주는 충격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FED와 행정부 간 갈등이 금융시장을 통해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 얘기를 하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폭발적일 수 있다.

통상적으로 안보 이슈는 경제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주한미군 이슈는 다를 것이다.

◇ "보호무역주의 강화되겠지만 수출 영향은 제한적"
-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

트럼프가 승리했지만 크게 바뀌는 건 없을 것 같다.

트럼프가 상대적으로 포퓰리즘적인 정책을 많이 말해왔고 그에 따라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수 있지만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다.

트럼프가 한미 FTA를 완전히 뒤집는 정책을 펼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미 FTA는 상호 간에 발전적인 정책이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정책이 실제 어떻게 나타날지는 아직 모른다.

공약과 실제 집행하는 정책은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

실물 경제에 직접 미치는 영향은 지켜봐야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융시장에 약간의 요동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만에 하나 한미 FTA가 번복이 된다면 우리 수출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미국 금리 인상 시기에도 크게 영향을 줄 것 같진 않다.

단기적으로 실물 정책을 크게 바꾸기는 어렵기 때문에 실물 경제에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

◇ "세계질서 변화…주가 폭락·달러화 약세 가능성"
- 신민영 LG경제연구원 부문장 -

완전히 다른 세상이 온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스스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충격의 10배라고 말했는데 그 말에 수긍한다.

세계질서라고 여겨진 자유화, 세계화 규범이 많이 바뀔 것이다.

상품·서비스·노동의 이동이 미국 중심의 이기주의, 표퓰리즘적인 정책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다.

지금까지 경험해 본 세계 경제 질서와는 상당히 차이가 있을 것이다.

국내 금융시장 반응이 가장 클 것이다.

트럼프는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다.

주가 폭락이나 달러화의 일시적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

(세종=연합뉴스) roc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