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伊대통령과 회담 후 기자회견…"중차대한 시기에 유엔 잘 이끌 것"
"최우선 과제 기후변화협정 임기 중 발효돼 감개무량"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안토니우 구테헤스(67) 전 포르투갈 총리가 유엔의 새 수장으로 사실상 확정된 데 대해 "최상의 선택"이라며 반겼다.

반 총장은 6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양자 회담 후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어제는 유엔과 인류 모두에 있어 역사적인 날"이었다며 "새로운 유엔 사무총장으로 합의된 구테헤스 전 총리에게 축하를 전한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전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6차 비공개 예비투표(straw poll)를 하고 구테헤스를 반기문 사무총장을 이을 제9대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유엔총회에 추천하기로 합의했다.

반 총장은 "구테헤스가 유엔난민기구 대표로 오랫동안 일할 때 긴밀하게 협력해 그를 잘 알고 있다"며 "그를 유엔을 이끌어갈 새 사무총장으로 뽑은 것은 탁월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구테헤스는 2005년∼2015년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를 지내 자타가 공인하는 난민 전문가로 꼽힌다.

반 총장은 "구테헤스는 강제로 고향을 등진 수 백 만 명의 난민에게 깊은 연민을 보여줬으며, 그들을 돕기 위해 수 많은 효과적인 작업들을 수행했다"며 "포르투갈 총리로서의 경험과 국제 문제에 대한 해박한 지식, 활발한 지성을 갖춘 그가 중차대한 시기에 유엔을 잘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나와 동료들은 매끄러운 직위 이양을 위해 구테헤스와 그의 팀과 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신임 사무총장이 성공적으로 새로운 임무를 해나가길 기원한다"고 덕담했다.

그는 이어 "신임 총장은 국제 사회의 평화 활동부터 지속가능한 발전 달성, 인권 증진, 인류의 고통 경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전 과제를 안고 있다"며 "세계의 여성들을 지원하고, 그들의 권리를 증진하는 특별한 책임도 그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작년 프랑스 파리에서 체결된 기후변화협정이 주요국 의회의 비준에 따라 내달 4일 발효되는 것에 대해서도 소회를 밝혔다.

그는 "기후변화 문제는 지난 10년의 사무총장 임기 동안 최우선 해결과제였다"며 "세계 시민 사회와 민간 부문, 지도자들이 기후변화라는 위협에 행동을 취하는 것을 보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를 마칠 때 세계가 기후변화협정이라는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을 이었다.

한편, 반 총장은 이날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피에트로 그라소 이탈리아 상원 대표, 라우라 볼드리니 하원 대표 등과 만나 난민 문제, 시리아와 리비아 내전 문제 등 국제 현안을 논의했다.

반 총장은 "더 나은 삶을 찾아 바다를 건너는 난민을 구조하고, 그들을 수용하고 있는 이탈리아인들과 이탈리아 정부의 관대함에 박수를 보낸다"며 "그러나 이탈리아는 (난민 문제 대처에 있어)홀로 남겨져서는 안된다.

이 전례 없는 위기에 맞서기 위해 전 세계적인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