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획정 혼란 아쉬움…정치권, 획정위 독립·자율성 보장해야"
후임엔 김용덕 대법관 내정…6일 오전 취임식

이인복 제18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5일 오후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에서 직원들과 함께 퇴임식을 가졌다.

이 위원장은 지난 2013년 3월부터 선관위원장을 맡아 3년 반 동안 선관위를 이끌어왔다.

2014년 6·4 지방선거와 올해 4·13 국회의원 총선거 등을 진두지휘 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퇴임사에서 "선관위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견인차이자 든든한 버팀목으로 나날이 성장해 가는 것을 보며 여러분과 고락을 함께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제 국민에게도 익숙해진 사전투표는 유권자의 투표참여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으며, 생활주변 선거에 처음 도입한 온라인투표시스템은 투표편의 제고와 사회갈등 해소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민은 선거참여의 장벽을 낮추고 선거 서비스의 질을 한 단계 더 높여주기를 기대하고, 또 요구하고 있다"면서 "안주하거나 자만하지 말고 유권자 중심의 선거제도와 환경을 조성하도록 더욱 노력하고, 이를 통해 선거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제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선거운동의 자유도 확대해야 한다"며 "변화된 선거환경을 반영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게 고쳐, 주권재민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이어 지난 4·13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선거구 재획정 지연 사태와 관련, "사상 처음으로 선관위에 국회의원선거구 획정위가 설치됐음에도 획정 지연으로 혼란이 발생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아있다"면서 앞으로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고 획정위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정당 정치가 약화하고 있다거나, 지나치게 규제 위주의 선거법규가 오히려 정치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비판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면서 "정치권 역시 선거의 규칙을 정비하는 데 더 노력해야 한다"며 "20대 국회에서는 정치적 이해득실을 떠나 진정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충남 논산 출신의 이 위원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21회)에 합격, 공직에 입문한 이래 서울고법 판사, 대전고법 부장판사, 춘천지법원장, 강원도선관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0년 2월부터 대법관으로 재직해왔다.

후임 선관위원장에는 김용덕 대법관이 내정됐다.

지난 2일 국회 신임 절차를 마친 김 내정자는 오는 6일 선관위 호선 절차를 거쳐 공식 취임한다.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