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 고분양가 단지 분양보증 심사 강화 방침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지난 2월부터 미분양 우려 지역에 이어 최근 고분양가 논란 지역에 대한 분양보증 심사도 강화하면서 강남 개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하는 현대건설의 '디 에이치 아너힐즈' 분양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7일 주택도시보증공사는 "미분양 우려 지역에 이어 고분양가 단지에 대한 분양보증 심사도 강화키로 했다"며 "이런 맥락에서 개포주공 3단지 분양보증 심사도 지사에 이어 본사 차원에서 2차례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분양보증은 건설사의 파산에 의한 분양 계약자의 피해를 막고자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하는 제도로, 아파트를 분양하려면 분양보증을 받아야 한다.

과거에는 아파트를 분양하는 해당 지역 지사에서 한 차례 분양보증심사를 진행한 뒤 보증서를 발급했지만 지금은 미분양 우려 지역 등의 경우 지사의 1차 심사 이후 본사의 2차 심사까지 통과해야 분양보증서가 발급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는 "최근 고분양가가 논란이 되면서 입주 시기에 문제가 될 수 있는 미분양 우려 등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고분양가 논란 지역의 분양보증 심사를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개포주공 3단지 재건축 조합은 고분양가 논란이 예상되자 자체적으로 최고 분양가를 3.3㎡당 5천만원 이하로 낮추고 분양보증을 신청했으나 지난달 30일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추가로 분양가를 낮출 것을 주문하면서 3.3㎡당 평균 분양가를 4천445만원으로 낮췄다.

이후 다시 강남구청의 요구로 평균 분양가를 4천319만원까지 내렸지만 공사 측은 보증심사 강화 방침을 내세우며 현대건설 측에 토지 관련 서류와 사업수지 분석보고서 등의 제출을 추가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의 분양보증 심사가 강화되면서 디에이치 아너힐즈 일반분양 물량 69가구에 대한 분양도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분양보증 심사가 공사의 지사와 본사 등 2차례로 강화되면 분양보증서 발급까지 5∼7일이 추가로 소요돼 디에이치 아너힐즈 분양 일정은 이달 중순까지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건설업계는 공사 측의 고분양가 단지에 대한 분양보증 심사 강화 방침에 반발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규제 등으로 주택건설업체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분양보증심사까지 강화해 건설업체들을 옥죄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현대건설은 일단 예정대로 8일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이 내려지는 대로 구청의 분양승인을 받아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