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배우자" CEO 150여명 '북클럽' 결성
홍순직 한국생산성본부(KPC) 회장과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이 손잡고 국내 중소·중견기업에 ‘4차 산업혁명’을 알리기 위한 북클럽을 결성했다. 한국생산성본부가 오는 11월까지 10회에 걸쳐 북클럽 모임을 주최하고, 이 북클럽에서 정 전 총장이 4차 산업혁명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새로운 사업 기회를 설명할 예정이다.

정 전 총장은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생산성본부 주최로 열린 제1회 미래경영 최고경영자(CEO) 북클럽에서 ‘4차 산업혁명과 기술 지진’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최근 세계경제를 휩쓸고 있는 메가트렌드의 변화는 ‘기술 혁신’이라기보다 ‘기술 지진’이라는 용어로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와 네트워크 연결로 생긴 데이터 홍수 속에서 진실을 파악해 기업 경영의 해결책을 찾아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국내 기업인 사이에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스마트 제조공정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일하는 방식 자체의 변화를 의미하는 4차 산업혁명을 다루기 위해선 일회성 세미나가 아니라 지속적인 토론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중견기업 경영자에게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통로가 없던 상황”이라며 “경영진이 머리를 맞대고 기업의 생존 비결과 신성장동력을 찾아보자는 차원에서 북클럽을 꾸렸다”고 설명했다.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반원익 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 정남식 연세의료원 원장 등 150여명으로 구성된 미래경영 CEO 북클럽은 앞으로 6개월간 격주로 열릴 예정이다.

참석자들이 미리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책을 읽어오고, 세미나에서 책의 저자가 관련 지식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설명이 끝나면 정 전 총장, 이준기 연세대 교수 등 전문가가 기업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시사점을 제시한다.

마쓰오 유타카 도쿄대 교수, 윤종록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원장,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한민구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강연에 나설 예정이다.

정하웅 KAIST 석좌교수는 이날 ‘복잡계 네트워크와 빅데이터 과학’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정 교수는 네트워크 및 데이터가 갖는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기업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소개했다. 그는 “미국에서 출원된 신규 특허 종류를 살펴보면 대다수 혁신이 새로운 기술보다 새로운 결합에서 온다”며 “빅데이터를 결합해 산업에서 쓸 수 있는 통찰력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빅데이터 열풍에 대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빅데이터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자칫 빅데이터의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동일시하는 빅데이터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면서 “데이터는 힌트를 줄 뿐이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주변에 퍼져 있는 빅데이터와 네트워크를 연결해 이들의 인과관계를 파악하면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