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7천억원 확보 기대…"홈플러스 자체 투자 목적"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작년 말 인수한 홈플러스 일부 매장의 자산유동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금융권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는 홈플러스 소유 부동산 일부의 자산유동화를 진행할 매각 주관사로 SC제일은행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MBK는 '세일즈 앤드 리스백(Sales & Lease Back·매각 후 재임차)' 방식의 자산유동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이를 통해 5천억∼7천억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일즈 앤드 리스백이란 기업이 자금 조달 등을 위해 부동산·시설을 매각하고 나서 다시 임차해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고정자산을 줄여 현금을 확보할 수 있지만, 임차료 등 판매관리비 상승과 같은 위험(리스크) 요인이 생기는 부작용도 있다.

MBK의 이 같은 움직임은 홈플러스 인수 후 부족한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MBK는 작년 하반기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와 캐나다공무원연금(PSP Investments), 테마섹(Temasek)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영국 테스코(Tesco PLC)로부터 홈플러스 지분 100%를 7조2천억원에 인수했다.

MBK는 이 가운데 4조3천억원을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금융권에서 인수금융으로 조달해 추가 차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MBK 컨소시엄은 인수 당시 "홈플러스의 시장 선도적 지위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년간 1조원의 투자를 집행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MBK가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금융권에서 빌린 자금 중 만기가 다가오는 일부 차입금 상환에 대비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인수금융은 대부분 5년 만기이지만 1조1천억원 정도는 차입 이후 1년이 지난 시점부터 6개월마다 분할상환하는 조건이다.

MBK가 이번 자산유동화로 6천600억원 정도를 마련한다면 최초 차입 이후 42개월 시점의 상환분까지 마련할 수 있게 된다.

MBK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일부 매장의 자산유동화는 인수금융 상환을 위한 게 아니다"라며 "홈플러스 자체 사업을 위한 투자 자금 마련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