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교과서의 검정제 전환은 편향성 논란을 초래했을 뿐 아니라 교과서값도 폭등시켜 학부모에게 부담을 안긴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 교과서로 환원하면 가격도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교과서 관련 종합정보사이트인 ‘교과서민원바로처리센터’(textbook114.com)에 따르면 고교 역사 교과서가 한국사와 근현대사로 나뉘면서 교과서값이 두 배 이상으로 뛴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으로 발행되던 2002년 교과서 가격은 ‘국사 상(上)’이 1380원, ‘국사 하(下)’가 1190원으로 합계 2570원이었다. 2003년 ‘국사’와 ‘근·현대사’로 교육과정이 개편되고 근·현대사 부분이 검정 체제로 바뀌면서 국정인 국사 교과서는 3660원, 검정인 근·현대사는 5050원(미래엔 교과서 기준)으로 합계 8710원(238.9% 상승)으로 뛰었다. 교과서 개발비가 두 배로 늘었기 때문이라고 교과서업계는 설명했다.

초기 개발 투자비가 줄어들면서 역사 교과서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했지만 근·현대사를 한국사에 통합하고 완전 검정 체제로 바꾸면서 또 한 번 가격이 크게 출렁였다. 2010년 국정 한국사는 1640원, 검정 근·현대사는 3640원이었다. 2011~2012년은 과도기로 한국사와 근·현대사 교과서가 각각 검정으로 발행되면서 가격은 4400원과 3560원으로 합계 기준 50.7% 올랐다.

2013년에야 검정인 한국사 한 권으로 통합돼 가격이 6300원으로 낮아졌고 올해 3월 배포된 교과서는 6250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2010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18.4% 오른 상태로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9.38%)의 두 배에 육박한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정부 주도로 국정 한국사 교과서가 개발되면 민간 출판사에 비해 초기 투자 부담이 줄어 교과서 가격이 3000원대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