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23일 오후 3시28분

“사모펀드(PEF)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보완한다는 점에서 보험회사에 맞는 상품입니다. 아시아 지역 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해외 PEF를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김상헌 KB손해보험 상무(사진)가 밝힌 KB손해보험만의 자산운용 전략이다. “매일 시장 변동성에 노출된 주식투자에 비해 장기 투자하는 PEF는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위험을 헤지(회피)하는 기능이 있다”는 설명이다.

KB손보는 약 3000억원을 PEF에 투자했다. 개별 거래에 투자하는 프로젝트펀드,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자금을 모은 뒤 투자하는 블라인드펀드, 기업 지분이나 기업 자체를 인수하는 바이아웃펀드 등 다양한 PEF에 돈을 굴리고 있다. 수익률은 약 연 8% 수준(회수 기준)이다.

지금까지는 국내 PEF에 치중했지만 해외 PEF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국내 시장보다 규모가 크고 투자 대상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아시아 지역의 소비재 기업에 중심적으로 투자하는 해외 PEF를 검토 중이다. “중국이나 인도의 경제가 커지면서 덩달아 소비재 시장의 성장성도 높아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KB손보의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은 18조2462억원. 채권에 절반 가까운 48.1%를 넣고 있다. 이어 대출 34.4%, 주식 6.2%, 부동산 5.9%, 해외투자 12.2% 순이다. 올해 말에는 19조8250억원까지 운용자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채권과 해외 투자 비중을 각각 53.5%와 15.8%로 늘리고 대출과 부동산 투자는 줄일 방침이다. 김 상무는 “경제가 저성장 기조에 들어서면 대출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대신 자산과 부채의 만기를 맞추기 위해 장기채권 비중은 늘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망 투자상품으로 국내 우량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나 인수합병(M&A) 론펀드, 해외 사모대출펀드(PDF)를 꼽았다. 해외 PDF는 유럽 쪽에 관심이 높다는 설명이다. 그는 “유럽은 금융분야 규제가 강화되면서 은행이 기업에 대출하는 것을 꺼린다”며 “과거 은행이 하던 대출을 론펀드 형태로 조달하는 사례가 늘어 투자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에는 수익과 위험에 대한 균형감각이 중요하다”며 “기본에 충실하되 창의와 열정을 바탕으로 시장 수익률에 플러스 알파(+α)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1996년 당시 LG화재해상보험 투자부에 입사해 약 20년간 보험사 자산운용분야에서 일했다. LG화재는 1999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뒤 LIG손보가 됐고, LIG손보는 KB금융에 인수돼 KB손해보험으로 새출발했다.

이현진/좌동욱 기자 apple@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