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용승 메디라이스 사장이 경기 분당 사무실에서 ‘초간편 즉석 취사기’로 지은 쌀밥을 보여주고 있다. 김정은 기자
함용승 메디라이스 사장이 경기 분당 사무실에서 ‘초간편 즉석 취사기’로 지은 쌀밥을 보여주고 있다. 김정은 기자
함용승 메디라이스 사장은 몇 년 전 거래처를 방문했다가 회의가 길어져 점심을 걸렀다. 커피 한 잔으로 허기를 달래기 위해 자판기 앞에 섰던 함 사장은 문득 ‘자판기에서 밥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곧바로 연구에 착수했다. 3년간 10억원가량을 투자해 지난해 말 ‘초간편 즉석 취사기’를 내놨다. 자판기의 버튼을 누르면 커피가 내려지듯 이 제품의 버튼을 누르면 쌀과 물이 나와 밥이 지어진다. 회사명 메디라이스(MediRice)는 ‘보약과 같은 밥’이란 의미를 담은 것이라는 게 함 사장의 설명이다.

◆3년간 10억원 투자해 개발

제품 원리는 간단하다. 본체에 쌀과 물을 미리 넣어뒀다가 취사기 버튼을 누르면 된다. 쌀과 물이 정해진 분량만큼 밥솥으로 쏟아져 취사가 시작된다. 취사 20분, 뜸들이기 15분이 지나면 밥이 다 됐다는 알람이 울린다. 성인을 기준으로 1~2인분의 취사가 가능하다. 쌀 외에 잡곡 등 다양한 식재료를 넣어 밥을 지을 수도 있다.

생김새와 디자인은 커피메이커와 비슷하다. 본체에 쌀을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쌀통이 따로 필요 없고 취사 과정에서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세척은 내솥만 꺼내서 씻으면 된다. 함 사장은 “쌀을 불리거나 밥솥에 물을 따로 맞출 필요가 없다”며 “자판기와 밥솥을 접목해 만든 최초의 제품”이라고 말했다.

◆틈새 노린 아이디어 상품

초간편 즉석 취사기는 싱글족이나 신혼부부, 노년층 등 1~2인 가구를 겨냥했다. 회사 내 탕비실이나 휴게실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틈새 상품’이다. 함 사장은 “별도의 준비 작업 없이 즉석에서 신속하게 밥을 할 수 있다”며 “제품의 크기가 작아 설치가 편리하다”고 말했다. 제품은 조만간 출시되며 가격은 35만원이다.

◆냉·온수 나오는 취사기 개발 나서

함 사장은 취사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취사기에 정수기 기능을 접목해 냉·온수까지 나오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커피자판기 기능도 합칠 예정이다. 발아현미 쌀 등 다양한 기능성 쌀 생산업체 등과 제휴를 맺고 쌀과 취사기를 ‘패키지 상품’으로 묶어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할 방침이다.

개발 단계부터 일본 시장을 염두에 뒀다. 일본의 기능성 쌀 시장은 국내보다 몇십 배가량 크다. 제품의 잠재적 소비자인 1~2인 가구도 많다. 일본 외에 중국, 동남아시아, 미국 등의 현지 업체와도 수출 계약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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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으뜸중기 제품=△우림의 형광등용 리필 반사갓 (031)713-1640 △메디라이스의 초간편 즉석 취사기 (031)703-7595 △라비오텍의 이엔해피 정형베개 스마트 1588-8320 △코비스의 마이젠 (031)323-1612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