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EU 정상회의 주목…코스닥 강세 계속될 듯
이번주(9~13일) 국내 증시는 그리스 재정문제와 국제유가 등락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6년7개월 만에 다시 600선 고지에 재등정한 코스닥 시장도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 주 미국 증시는 2013년 1월 이후 가장 좋은 주간 성적표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8%,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3.0%, 나스닥종합지수는 2.4% 각각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반등한 것이 증시 상승 요인으로 풀이된다. 7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주초보다 16% 가량 오르며 배럴당 51.69달러에서 마감했다.

이번주 가장 주목해야 할 대외 이벤트는 오는 12일 열리는 EU 정상회의다. 이미 독일이 그리스의 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발언을 내놓은 가운데 그리스와 트로이카(유럽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유럽연합)의 줄다리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오는 11일 그리스 채무 문제를 논의하는 임시 회의를 개최한다. 그리스가 추가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면 내달 유동성 고갈 문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그리스는 긴축정책을 중단하고 새로운 개혁을 추진한다는 입장인 반면 그리스 최대 채권국인 독일은 여전히 긴축을 고집하고 있다"며 "EU 정상회의에서 양국 협상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주목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국제유가 등락도 관심사다. 그동안 유가 급락이 미국 증시뿐만 아니라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쳤던 만큼 지난주 유가 반등은 이번주 국내 증시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추가 하락을 멈춤과 동시에 달러화 강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점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외국인 수급 개선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외적 이슈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와 실적 모멘텀(상승 동력)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대형주보다는 여전히 작은 종목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주 코스닥지수가 6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추가 상승 기대와 단기 과열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글로벌 유동성 흐름이 당분간 풍부할 것으로 예상돼 지수를 뒷받침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서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로존의 양적완화정책에 이어 호주 금리인하, 중국 지준율 인하 등 각국의 부양책이 전개되면서 당분간 큰 시장 리스크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시적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당분간 코스닥 강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