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목적" 설명…러'는 "우크라 지원 과시용" 지적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과 러시아가 냉전 이후 최악의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우크라이나 인근 흑해 해상 전력을 계속 증강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과 온라인 뉴스통신 '뉴스루' 등에 따르면 현재 흑해에는 13척의 나토군 소속 함정들이 파견돼 있다.

나토는 함정 수의 급격한 증가를 흑해 해역에서 예정된 나토군 훈련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나토군에 속한 이탈리아 해군 소속 호위함 '아비에르', 소해정(掃海艇) '리미니', 그리스 소형 호위함 '마치티스', 터키 소해정 '아크체이' 등 4척의 군함이 현재 불가리아 부르가스 항으로 향하고 있다.

군함들은 부르가스항을 중심으로 4~13일 벌어질 나토 해군 훈련 '브리즈(Breeze)-2014'에 참가할 예정이다.

불가리아 국방부는 이번 훈련에 불가리아,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외에 루마니아와 미국 함정들도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리즈 훈련을 끝낸 4척의 군함들은 곧이어 루마니아를 방문, 현지 해군과 연합 훈련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와는 별도로 터키 잠수함 '아틸레이'(Atilay)와 그리스 호위함 '머치티스'(Machitis) 등도 최근 흑해로 진입하는 등 지난달 중순 이후 지금까지 모두 13척의 나토 함정이 흑해에 배치됐다.

러시아 군사전문가들은 나토 회원국 함정들의 대규모 흑해 진입이 러시아의 크림 병합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교전 사태 등으로 인한 긴장 상황에서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확고한 지원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나토군 훈련은 명목상의 이유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러시아 군사전문지 '국방' 편집인 이고리 코로트첸코는 우크라이나 사태 중에 벌어지고 있는 흑해에서의 나토군 활동 강화는 러시아의 이익을 위협하는 반(反)러시아적 군사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크림반도에 주둔 중인 러시아 흑해함대가 나토군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단호하고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