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24일 오후 2시9분

기업은행이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국내시장에서 원화로 조건부 자본증권, 일명 코코본드를 발행한다. 코코본드는 은행의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작년에 바젤Ⅲ가 본격 도입되면서 선보이기 시작한 ‘신(新)후순위채권’이다.

24일 기업은행은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이르면 내달 공모 방식으로 최소 3000억원 규모의 만기 10년짜리 조건부 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금리는 연 3.5~4%대로 전망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법률 검토는 마친 상태이고 신용등급 확보, 이사회 의결 일정 등을 조만간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시장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이달 초 기관투자가 대상 설명회를 열었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4월 말 미국에서 10억달러의 코코본드를 달러화로 발행했다.

기업은행 외 다른 은행들도 하반기부터 조건부 자본증권을 잇달아 발행할 움직임이다. 국내 은행들은 자본 확충을 위해 앞으로 10여년 동안 40조원이 넘는 조건부 자본증권을 발행, 만기가 돌아오는 후순위채를 대체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신용도에 따라 다르지만 자본 전환 가능성 등 때문에 조건부 자본증권의 금리는 기존에 발행된 후순위채보다 최대 1%포인트 이상 높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와 은행은 조건부 자본증권이 자산가의 유망 재테크 상품이 될 것으로 보고 판매를 강화할 방침이다.

■ 조건부 자본증권

contingent convertibles. 은행의 자본비율이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거나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등 ‘특정 사건’이 발생하면 원리금이 자동으로 주식으로 바뀌거나 상각되는 채권이다. 글로벌 채권시장에선 ‘코코본드(CoCo bond)’로 통용된다.

이상열/이태호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