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질 낮은 법률서비스 고민하는 기업들
“중견기업은 변호사나 법무법인(로펌)의 질 낮은 법률 서비스로 인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전문적인 법률지식이 없는 변호사나 로펌 등에 사건을 맡겼다가 피해를 보는 의뢰인 및 기업이 늘고 있다는 본지 기사(6월18일자 A29면)에 대해 4대 그룹 법무팀 관계자가 한 말이다. 변호사 숫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질적 성장이 이뤄지지 않아 법률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나 법인이 피해를 입고 그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다시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까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10대 그룹은 양질의 변호사를 선별해 뽑는다”며 “이들이 국내 로펌 등의 잘못된 법률 서비스를 검토해 사전에 방지하거나 사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무팀이 약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은 로펌 등에 자문, 소송 등을 맡길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날 것으로 내다봤다.

불필요한 자문으로 과다 비용을 청구하는 사례도 있다. 법률 자문을 엉뚱하게 하는 경우, 예컨대 주주총회에서 주주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필요로 하는 특별결의면 충분한 조항에 대해 주주 전원의 동의를 요하는 특수 결의를 하도록 규정하게 하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10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국내 10대 그룹 법무팀은 경쟁 기업을 상대로 특허침해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거나 불성실한 법무법인 등을 상대로 한 소송 등을 진행해 수익을 자체적으로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한규 서울변호사협회 부회장은 “어느 변호사를 찾아가도 믿고 맡길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며 “소송 자문 등을 맡긴 뒤 다시 다른 변호사에게 재검토를 맡겨야 한다면 불필요한 비용 증가 및 시간 낭비가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률 주장을 제대로 못한 변호사를 상대로 승소한 서태영 법무법인 백제 변호사는 “법원이 변호사의 책임을 50%만 인정했다”며 “앞으로는 변호사의 책임을 전액 인정하는 판결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배석준 지식사회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