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쿠데타" vs 하프타르 "쿠데타 아냐…테러 근절"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서 무장단체 간 충돌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추가 공격이 예고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리비아 보건부는 17일(현지시간) 퇴역 장성 칼리파 하프타르가 이끄는 무장단체 '국민군'이 군용기와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이슬람 무장단체 거점을 공격하는 과정에 최소 79명이 사망하고 141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하프타르의 대변인 무함마드 알히자지는 이날 지역 방송에 출연, 추가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벵가지 인근 주민들은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리비아 정부와 의회, 군은 공동성명을 내고 하프타르의 무력행사를 중앙정부에 맞서는 "쿠데타"라고 비판하며 "모든 쿠데타 참여자는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하프타르는 "우리 작전은 쿠데타가 아니었고, 권력을 잡을 계획도 없다"며 "테러리즘 근절이라는 정확한 목표 아래 이뤄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벵가지에서 무력충돌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리비아군 사령부는 이날 "벵가지 상공을 비행하는 모든 군용기는 저격될 것"이라며 벵가지 전역을 비행 금지 지역으로 선포했다.

벵가지 공항은 안전을 이유로 이틀째 폐쇄됐다.

리비아에서는 2011년 시민혁명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축출된 이후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약한 탓에 각 지역 민병대와 무장단체가 난립하면서 유혈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하프타르는 한때 카다피 정권에서 군을 이끌었으나 1980년대에 물러났고, 카다피 정권 축출 후에는 리비아군 재건 책임을 맡아 복귀했다가 곧 그만뒀다.

하프타르는 지난 2월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에서 리비아를 테러 세력으로부터 구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리비아 당국은 이를 쿠데타 의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트리폴리·벵가지 AP·AFP=연합뉴스) gatsb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