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정부들이 최저임금을 앞다퉈 올리고 있다.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노동비용은 매년 두 자릿수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급속히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오는 4월1일부터 월 최저임금을 1560위안으로 전년보다 11.4%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선전시는 지난 1일부터 최저임금을 전년에 비해 13% 오른 1808위안으로 인상했다. 선전시의 최저임금은 중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난 5년간 84.5%나 뛰었다. 산시성(陝西省)도 지난 1일부터 올해 최저임금을 11.3% 인상한 1280위안으로 확정했다.

이와 함께 윈난성은 올해 적절한 시기에 최저임금을 최소 13% 올리기로 했고 허난성도 인상 방침을 확정했다. 인력사회보장부의 최저임금 규정에 따르면 정부는 최저임금을 적어도 2년에 한 번 인상하도록 돼 있다. 지난해에도 중국은 전체 31개 성시 중 27개가 최저임금을 평균 17%나 인상했다.

중국의 최저임금은 아직 한국에 비해서는 크게 낮다. 선전시의 경우 시간당 최저임금은 16.5위안(약 2926원)으로 한국의 5210원에 비하면 56%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선전시의 월 최저임금 1808위안(약 32만원)을 베트남(약 13만6000원)과 캄보디아(약 10만7000원)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높다.

중국 정부는 내수시장 진작과 소득격차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을 매년 큰 폭으로 올리고 있다. 12차 5개년계획 기간(2011~2015년)에도 최저임금을 연평균 13% 올려 내년에 최저임금이 평균도시임금의 40% 수준이 되도록 할 방침이다.

중국의 임금 상승으로 현지의 저부가가치 제조기업들은 베트남 캄보디아 등으로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베이징의 한 한국업체 사장은 “보험료 등을 감안하면 베이징의 최저임금은 이미 2000위안을 훨씬 넘는다”며 “반면 생산성은 임금인상만큼 높아지지 않아 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