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6000원으로 美 출장가는 수출입銀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임직원들의 출장비를 기업에 떠넘긴 수출입은행의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이 수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수은의 부부장과 차장은 5일간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비료플랜트 수출기업에 금융지원을 하기 위해서다. 항공료로 지급한 돈은 겨우 1만6000원이었다. 나머지 항공료와 숙박비 등 출장비는 해당 기업이 부담했다.

이런 식으로 최근 3년간 수은 임직원들이 출장비용을 한 푼도 내지 않고 다녀온 해외출장은 337건에 달했다. 수은은 해외 수출기업에 대한 여신 심사를 위해 현장에 나가 공장 등을 둘러보고 대출 여부를 결정한다.

이 의원은 “업체가 해외 출장비를 부담하는 것은 공공연한 접대”라며 “일종의 리베이트로 뿌리 뽑아야 할 악습이지 관행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김용환 행장은 이에 대해 “관행이며, 산업은행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답했다. 자체 경비부담 처리 기준에 의거한 것이고, 국제 관행대로 해오는 것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은은 2011년 7월9일 ‘여신 관련 국외출장시 거래기업의 경비부담 처리기준’을 제정해 거래 기업으로부터 비용 부담에 관한 동의서를 받도록 하고 있으며, ‘경비는 거래기업이 직접 지급하거나 수은이 선지급 후 거래기업으로부터 이를 지급받을 수 있다’고 상세히 규정해 놓았다.

김 행장의 해명에 윤진식 새누리당 의원도 “민간 은행이라고 해도 그래선 안 되는데 국책은행이 출장비를 기업에 부담시키는 것은 문제”라며 “시정돼야 한다”고 질책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