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준다" 제안에 컴퓨터업자 공동살해…15년형 선고

'킬러'를 소재로 한 영화에 심취한 중국의 한 고교생이 실제 청부살해를 실행한 혐의로 법원에서 15년 형을 선고받았다고 경화시보(京華時報)가 21일 보도했다.

쓰촨성 소재의 직업고등학교에 다니던 리샤오강(가명·17)과 베이징 소재 지리(吉利)대학에 재학 중이던 류이쉔(流羽軒·20)이 청부살해 고객과 킬러 관계를 맺게 된 것은 지난해 7월 초.
당시 "누군가를 살해하고 돈을 빼앗고 싶었다"는 류이쉔은 인터넷에서 청부살해업자를 찾던 중 스스로 '킬러'라고 주장하는 리샤오강을 만났고, 무기와 탄약 등에 대해 해박함을 자랑하는 그를 진짜 킬러로 믿었다.

류이쉔은 처음에는 리샤오강에게 부유한 IT계통 인사를 살해대상으로 거명하고 1천만 위안(약 17억 1천만원)을 제안했다가 나중에는 살해대상을 평소 알고 지내던 중고 컴퓨터업자 두(杜)모 씨로 변경했다.

같은 해 7월11일 밤. 흉기, 장갑 등 범행도구를 준비한 류이쉔은 '임무'를 위해 베이징에 상경한 리샤오강과 함께 두 씨를 지리대학 안으로 불러낸 뒤 흉기로 살해했다.

그 자리에서 현금 9천 위안도 빼앗아 달아났다.

류이쉔은 '임무완수' 대가로 리샤오강에게 1만2천 위안을 건네고 잔금은 나중에 치르기로 했다.

그러나 이들의 범행은 공안의 CCTV와 통화기록 수사 과정에서 들통났다.

중국법원은 지난 20일 두 씨 살해 혐의로 기소된 리샤오강과 류이쉔에 대해 각각 징역 15년과 사형유예를 선고했다.

형량은 피해자 가족과 합의한 점, 리샤오강이 미성년자라는 점 등이 감안됐다.

법원은 리샤오강과 같은 어린 학생이 청부살인을 저지른 심리적 배경에 대해 평소 킬러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자극적인 욕망이 류이쉔의 청부살해 제안에 폭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리샤오강은 평소 킬러를 소재로 한 소설과 영화 등을 무척 좋아하고 인터넷에서는 킬러를 주제로 한 교류 활동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류이쉔의 범행 동기나 정신상태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