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형제단 "무르시 복귀 때까지 투쟁"…"폭력중단" 호소도
이집트 사진기자, 피격 동영상 논란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축출 사태로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이집트에서 휴일인 12일(이하 현지시간) 또다시 무르시 찬반집회가 열린다.

이에 따라 지난주처럼 금요 예배가 끝난 뒤 무르시 찬반 세력의 유혈 충돌이 벌어진 '피의 금요일'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르시 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은 이날 오후 카이로 나스르시티 라바 광장에서 '군부 반대'와 '무르시 석방'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개최키로 했다.

라바 광장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수천명이 천막을 친 채 무르시 지지 집회를 열고 있다.

이 단체는 전날 군부에 축출된 무르시가 대통령직에 복귀할 때까지 시위를 지속적으로 펼치겠다는 내용의 성명도 발표했다.

이 성명은 이집트 검찰이 무슬림형제단 지도부에 대한 체포명령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나온 것이다.

무슬림형제단은 또 "검찰의 체포령이 떨어진 지도부가 아직 붙잡히지 않았으며 일부는 라바 광장의 밤샘 시위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무슬림형제단의 아흐메드 아레프 대변인은 "(우리는) 합법성을 회복하고 군부 쿠데타를 타도할 때까지 평화집회를 계속하겠다"며 "평화롭고 대중적인 국민의 의지가 힘과 억압을 이길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무슬림형제단은 새 내각에 무슬림형제단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이집트 신임 총리 하젬 엘베블라위의 발언에는 "폭도와 거래하지 않는다"며 "쿠데타에서 나오는 모든 제안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가 창당한 자유정의당의 에삼 엘 에리안 부대표도 "국민은 광장에서 평화로운 시위와 항의를 통해 자유와 존엄을 회복할 것"이라며 호응했다.

그는 이어 "모든 이집트인은 국가를 폭력으로 끌고 가는 것을 중단하고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발언이 시위방식의 변화를 촉구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이런 가운데 자유·세속주의자가 주축이 된 무르시 반대 세력 역시 이날 금요 예배 후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등에서의 집회를 예고하고 있어 지난주 발생한 '피의 금요일'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르시 퇴진 운동을 전개해 온 '타마로드'(반란)는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 기간을 맞아 타흐리르 광장에서 이날 축제를 연다고 밝혔다.

무르시 축출 이후 이집트 전역에서는 무르시 찬반 시위가 이어졌고 특히 지난주 금요일에는 양측 시위대 간에 유혈사태가 발생, 최소 37명이 사망했다.

지난 8일에는 군이 무르시 복권을 요구하는 시위대에 발포해 40∼70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했다.

이 사건 이후 카이로와 전국 주요도시에서는 무르시 찬반 세력의 유혈 충돌이 벌어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집트인 사진 기자가 지난 8일 군복 차림의 저격병에 총격을 받는 듯한 장면이 최근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당시 노란색 건물 위에서 총격을 가하는 군인이 모습이 흐릿하게 나오는 장면을 이집트 언론매체 알 호리와 와 알 아달라의 사진기자 아흐메드 사미르 아셈(26)이 찍고 있었다.

30초 분량의 영상에 나오는 이 군인은 다른 곳을 향해 총탄을 한차례 발사한 뒤 갑자기 아셈의 카메라 렌즈로 총구 방향을 돌렸고 잠시 뒤 화면이 꺼졌다.

아셈의 친구와 친척은 아셈이 거친 화면으로 자신의 죽음 순간을 잡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언론사 편집인 아흐메드 아부 제이드는 "아셈이 현장에서 동영상과 사진을 찍다가 건물 꼭대기에 있던 저격병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