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김현우 기자] 대한민국 프로 스포츠 4개 종목(야구, 축구, 농구, 배구) 모두 성적 부진을 이유로 한 감독 자진 사퇴 혹은 경질 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4개의 프로 스포츠 감독은 총 39명(프로야구 9개, 프로축구 14개, 프로농구 10개, 프로배구 남자부 6개 구단)이다. 해가 바뀌면 39명의 이름이 숱하게 바뀌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야구와 축구가, 가을부터 봄까지는 농구와 배구가 팬들을 만나고 있지만 시즌 중에 감독이 바뀌는 사태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즌 중 감독 교체는 유독 프로축구에서 자주 일어난다.



22일 최진한 경남FC 감독(52)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고 감독직을 내려놨다. 최 감독이 이끈 경남FC는 22일 현재 11위(2승6무3패, 승점 12)로 처진 상황이다. 총 38경기 중에 12경기를 치뤘을 뿐이지만 성적 부진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구FC 당성증 감독(47)은 지난 4월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전격 경질됐다. 개막 이후 8경기 동안 3무 5패라는 부진한 성적이 이유였다.



지난해에도 4월 인천의 허정무 감독이 시즌 초반 사퇴한 것을 시작으로 7월에 강원FC의 김상호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8월에는 전남의 정해성 감독도 하위권으로 밀린 팀 성적을 책임지고 물러났다.



스플릿 시스템이 마무리되자 대구가 모아시르 페레이라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했고, 2부리그 강등에서 겨우 벗어난 대전 시티즌은 유상철 감독과 결별을 선언했다.



또 광주의 최만희 감독이 정규리그 최종전을 마친 뒤 팀의 2부리그 강등을 책임지고 물러나더니 수원의 윤성효 감독과 성남의 신태용 감독도 팀과 작별했다.



프로야구.. 2년새 전 구단 감독 교체



프로야구 역시 최근 2년(2011, 2012년) 동안 8개 구단 감독이 모두 바뀌었다.



2010시즌이 끝난 뒤 선동열(49) 현 KIA 타이거즈 감독이 삼성 라이온즈 지휘봉을 내려놨다. 당시 선동열 감독이 용퇴했다고 했지만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4연패를 당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6월에는 김경문(54) 현 NC 다이노스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두산 베어스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두산은 김경문 감독이 물러났을 당시 7위로 처져있었다.



그 해 8월에는 김성근(70) 현 고양 원더스 감독이 SK 와이번스 사령탑에서 경질됐다. 계약 마지막 해였던 지난해 김 감독은 "SK와 재계약은 없다"고 밝혔고, 하루 뒤 SK는 경질을 결정했다.



같은 해 시즌 종료를 눈 앞에 둔 상황에서는 박종훈(53) 전 LG 트윈스 감독이 LG에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2009년 5년 계약을 맺었던 박 전 감독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2년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2011 시즌이 끝난 뒤에는 조범현(52) 한국야구위원회(KBO) 육성위원장이 KIA와 결별했다. KIA는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으나 플레이오프에서 SK에 1승3패로 밀려 탈락했다.



2012년에도 감독 경질 사태는 계속됐다. 8월 말 한화는 성적 부진(39승2무64패로 8개 구단 중 최하위)을 이유로 한대화 감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9월에는 김시진 넥센 감독이 역시 성적 부진(54승2무62패로 8개 구단 중 6위)을 이유로 경질됐다.



10월에는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올랐음에도 롯데 양승호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한국시리즈 진출 실패가 결정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예외 없는 프로농구, 프로배구



프로농구에서는 지난 3월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구속 수감된 원주 동부의 강동희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지난해 3월에는 삼성의 김상준 감독이 2011~12 시즌 최하위에 머문 부진한 성적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프로배구에서도 올 초 칼바람이 거세게 몰아쳤다. 2012~13 NH농협 V리그 남자부에서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과 신춘삼 KEPCO 감독, 이경석 LIG손해보험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6개 구단으로 운영되는 남자부에서 절반의 팀이 시즌 중 감독 교체를 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현대캐피탈 하종화 감독(44) 역시 지난 4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임기를 1년 남겨 놓고 해임됐다.



이같이 프로스포츠 세계는 냉혹하다고 할 수 있다. 기록이 감독의 능력을 재는 잣대가 될 수는 없지만 구단과 팬들은 그리 너그럽지 못한 게 현실이다.



하지만,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최근 프로야구에서 한화는 시즌 13연패를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응룡 감독의 경질을 논하는 이는 없었다. 이후 한화는 13연패의 늪을 빠져나온 뒤 5할 승률(11승 12패) 가까이를 유지하고 있다.



막내로 프로야구에 입성한 NC다이노스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10승2무25패로 최하위에 처져 있지만 김경문 감독의 경질을 이야기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



NC구단 관계자는 “진정한 팬이라면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가지고 애정의 눈길로 바라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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