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간 아스널 감독으로 일한 만큼 좀 더 믿을만한 이야기를 들을 자격이 있다.아스널 선수들을 모욕하지 말라."

8년째 무관 위기에 놓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64·프랑스) 감독이 최근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탈락으로 비판 여론이 높아진 데에 분노를 표출했다.

19일(한국시간) BBC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벵거 감독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앞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례적으로 격한 반응을 드러냈다.

20일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홈경기를 앞둔 벵거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2년 재계약설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완전히 잘못된 정보"라며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벵거 감독은 이어 "그런 근거 없는 얘기를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겠다"며 "잉글랜드에서 축구감독으로 16년간 일해온 만큼 나를 공격하기 위한 허위 정보보다는 좀 더 신뢰성 있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쏘아붙였다.

지난 17일 2부리그 팀 블랙번 로버스와의 FA컵 16강전(0-1 아스널 패) 결과로 팬들이 실망하고 있다고 다른 기자가 지적하자 "오늘 기자회견은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대한 것이니 관련 질문만 해달라. FA컵 기자회견은 지난주 토요일에 열렸다"며 날 선 대답을 내놓았다.

벵거 감독은 그러면서도 "FA컵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는다고 비난을 듣고 있지만 FA컵에서 네 차례 우승을 이끈 사람이 나 말고 누가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또 "선발로 강한 선수들을 내보내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는 선수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우리가 비판받아야 한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좀 더 균형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

전문가들 의견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는 세간의 비난을 잊고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벵거 감독은 "우리팀은 2003-2004 시즌 이후 매년 챔피언스리그 16강에 들었던 저력이 있다"며 "비난은 잊고 우리팀 전력에 집중하겠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말하는 바가 아니라 운동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