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마 대통령 밝혀…여당 최고기구에 주마 지지자 대거 포진
ANC 전당대회 폐막…광산 등 '국유화' 당론 채택 안 해

넬슨 만델라(94)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지난 8일 병원에 입원할 당시 "심각한(serious)" 상태였지만 치료를 받아 회복 중에 있다고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이 밝혔다.

주마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만가웅(블룸폰테인)에서 지난 16일부터 열린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제53회 전당대회 폐막식에서 연설을 통해 이같이 전했다고 경제일간지 비즈니스데이 인터넷판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주마 대통령은 이어 만델라 의료진이 남아공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고 소개하면서 다만 "마디바(만델라 존칭)가 의료진의 세심한 진료가 필요한 고령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만델라가 13일째 병원에 입원 중인 가운데 그가 심각한 상태였다고 남아공 정부가 소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남아공 첫 흑인 대통령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만델라는 지난 8일 '고령에 따른 검진을 받기 위해' 수도 프리토리아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고 정부는 밝힌 바 있다.

만델라는 이후 폐 감염증 치료와 담석 제거수술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이날 폐막식에서 4천여명의 대의원들은 당 최고기구인 전국집행위원회(NEC) 위원 80명을 투표로 선출했다.

이는 지난 18일 주마 대통령이 당 총재에 재선되는 등 당 6역이 선출된데 이은 조치다.

NEC 위원으로 뽑힌 인사들은 정부에 포진한 장·차관 등 주마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거 포함됐으나 주마에 맞서 총재 경선에 나섰다가 패배한 칼레마 모틀란테 부총재(부통령) 지지자들은 대부분 NEC에서 제외됐다.

특히 토쿄 세콸레 주택부장관, 당 재정총국장이었던 매튜스 포사, 피킬리 음바룰라 체육부장관 등 주마 퇴진론자들의 이름이 새 NEC 명단에서 보이지 않았다.

주마 대통령의 전 부인이자 내무장관이었던 은코사자나 들라미니-주마 현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이 2천921표로 가장 많은 득표를 했으며 말루시 기가바 공기업부장관, 린디웨 시술루 공공서비스부장관, 콜린스 차바네 대통령실 장관, 제프 하데베 법무부장관 등이 상위 5위권에 들었다.

한편 ANC는 그동안 논란이 되어온 광산 등의 국유화를 당정책으로는 채택하지 않았다.

다만 과거 선진국에서 금융위기시에 일부 회사를 국유화한 것처럼 필요할 경우 일부 부문에서 '전략적 소유권(strategic ownership)'을 갖도록 했다.

남아공에서는 일부 급진론자들이 광산을 국유화해 그 수익을 가난한 대중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국유화가 해외 투자자들의 남아공 진출을 막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민철 특파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