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절대로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은 타고난 심성입니다. 장발장 역을 한 휴 잭맨이 척하는 연기가 아니라 진짜 훌륭한 연기를 펼친 것은 (선한) 인성을 타고났기 때문입니다.”

‘뮤지컬의 황제’ 캐머런 매킨토시(66)가 자신이 만든 동명 뮤지컬을 바탕으로 직접 제작한 영화 ‘레미제라블’에서 주인공 장발장 역을 한 휴 잭맨의 연기와 작품성에 대해 찬사를 쏟아냈다.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리는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캣츠’ ‘미스사이공’을 제작한 매킨토시는 휴 잭맨과 함께 영화 홍보차 방한해 26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간 감옥살이를 한 장발장의 휴먼스토리를 담은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1985년 런던에서 초연된 후 27년간 전 세계 43개국 300개 도시에서 21개 언어로 공연되고, 6000만명 이상의 관객들을 모으며 토니상, 그래미상 등 70개 이상의 주요상을 석권했다. 영화 ‘레미제라블’은 ‘킹스 스피치’로 지난해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은 톰 후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휴 잭맨을 비롯해 앤 해서웨이(판틴), 러셀 크로(자베르경감), 아만다 사이프리드(코제트)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출연했다.

“알란 파커 감독이 25년 전 영화화하려 했지만 무산됐는데,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다행입니다. 요즘처럼 라이브 녹음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으니까요. 저는 기존 뮤지컬 영화처럼 립싱크로 만들어선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촬영장에서 뮤지컬 형식을 그대로 도입해 배우들이 라이브로 노래하는 것을 녹음하도록 했습니다. 덕분에 영화의 정체성과 색깔이 생겼습니다.”

그가 영화화한 결정적인 이유는 톰 후퍼 감독이 ‘킹스스피치’를 완성하기 전 아이디어를 들고 찾아왔기 때문. 후퍼 감독 외에 다른 감독은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석한 휴 잭맨은 “‘레미제라블’에서는 사랑과 희망, 용서, 정의 등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겸손과 용기, 희생정신으로 역경을 극복한 장발장은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