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 실컷 해도 한달 전기료 1만원…'탄소 제로 타운' 건설 붐
‘겨울에 난방기를 실컷 켜도 한 달 전기료는 1만원.’

올 겨울철 심각한 전력난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처럼 값싼 전기를 공급하는 ‘탄소 제로’ 주거단지가 내년 4월 울산에 선보인다. 에너지관리공단과 울산시는 총사업비 88억원을 들여 석유화학공장의 원유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수소가스를 사용해 각 가정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난방을 이용하는 수소타운을 시범 조성한다고 21일 밝혔다.

수소타운 대상지는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LS니꼬’ 사택 240가구로 인근 석유화학공장에서 사택단지까지 1㎞ 구간에 배관을 묻어 수소가스를 공급한다. 각 가정에는 수소가스를 전기로 바꾸는 연료전지를 설치해 전기를 생산한다. 수소타운 가정의 한 달 전기사용량을 평균 400㎾h로 잡았을 때 한 달 전기료가 1만원 안팎으로 4인 기준 일반가정 전기료의 13% 수준이다.

난방 실컷 해도 한달 전기료 1만원…'탄소 제로 타운' 건설 붐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탄소 제로 도시 (Zero-Carbon City)’ 건설에 나서고 있다. 유가상승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와 기후변화·환경위기에 직면한 현실을 극복하며 지역경제활성화도 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에 이어 올 겨울에도 ‘블랙아웃(대정전)’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에너지 자립형 탄소제로타운 건설붐이 확산되고 있다.

광주광역시 행암동에 있는 신효천마을은 전기요금으로 매달 200원을 낸다. 64가구가 사는 이 마을은 2004년 가구마다 2.1㎾ 규모의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해 전기요금을 가구당 연간 30만~40만원 줄였다. 제주도는 지난 9월 가파도에서 ‘탄소없는 섬’ 준공식을 갖고 운영에 들어갔다. 가파도는 태양광·풍력으로 생산한 값싼 전기만을 사용하고 IT를 접목한 지능형 전력망 구축으로 종전 가구당 평균 7만~8만원 내던 전기료를 5000원으로 절감시켰다. 경남도와 통영시는 연대도에 35억원을 들여 화석연료 제로 건축물 4곳과 섬 전체 50가구에 3㎾ 규모의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는 ‘에코 아일랜드’ 사업을 지난 5월 완공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은 종전 3만~4만원 내던 전기요금을 3000~4000원만 내고 있다.

경북 경주시는 지난달 조항산 자락 해발 500m 지점에 총 발전용량 16.8㎿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를 완공했다. 경주시는 이곳에서 연간 1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충북 청주시는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는 ‘탄소 제로’ 공동주택단지 건립에 나섰다. 강서지구 인근 시유지에 100억원을 들여 7676㎡의 부지에 내년 3월 착공하는 이 단지는 태양열·지열 등 신재생에너지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 밖에 세종시, 화성 동탄신도시, 인천 검단신도시, 전남 무안기업도시 등도 탄소 제로 타운 건설 추진에 나서고 있다.

울산·통영=하인식/강종효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