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대체요법(HRTㆍhormone-replacement therapy)은 폐경기에 접어든 중년 여성들에게 매우 큰 관심거리다. 폐경은 난소 기능 소실로 월경이 나오지 않는 생리적 현상이다. 대한폐경학회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평균 폐경 연령은 49.7세다. 현재 폐경으로 추정되는 여성은 약 30%에 달하며 2030년에는 43.2%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길거리에서 만나는 여성 3명 중 1명은 폐경 여성이라는 얘기다.

대한폐경학회는 11월 폐경의 달을 맞아 “호르몬요법은 실(失)보다 득(得)이 훨씬 많다”며 “폐경에 이른 여성이나 폐경 후 열성홍조와 같은 후유증을 앓는 여성들은 전문의와 상담한 후 최소 5년 이상 호르몬 약을 꾸준히 복용하라”고 적극 권장했다.

○호르몬요법 비용 한 달 1만원

전문가들은 40세 이전 폐경은 질환이 있다고 보고 호르몬요법 치료를 기본으로 하고 정기검진과 함께 자주 검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40~45세에 폐경을 맞은 여성들은 최소한 평균 폐경 연령이 되는 50세 전후까지 호르몬요법을 시행해야 한다. 박형무 중앙대의대 산부인과 교수(대한폐경학회 회장)는 “호르몬요법을 사용하게 되면 골다공증, 열성홍조, 비뇨생식기 위축 증상 완화 등과 같은 효과가 있다”며 “40세 초반에 일찍 폐경을 맞은 여성은 평균 폐경 나이까지 호르몬 제제를 복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호르몬요법은 경구, 경피, 주사로 주입하는 피하, 질에 넣는 경질 등과 같이 다양하다. 경구는 약효가 간을 통해 흡수되지만 경피는 피부에 붙이기 때문에 더 좋다고 알려져 있다. 호르몬요법 치료 비용은 일반적 용량(2㎎)을 처방했을 때 한 달 평균 1만원쯤 된다.

박 교수는 “호르몬요법에 대해 고민하는 폐경 여성들이 유방암 발병에 대해 염려하는 경우가 많다”며 “폐경 후 자궁 보존이 온전한 여성들은 복합호르몬요법을 받는데 5년 동안 호르몬 치료를 받았어도 유방암 발병 증가는 없었다”고 말했다.

○폐경 초기가 호르몬요법 최적기

호르몬요법은 적극적인 폐경 후 치료법으로 평가받는다. 호르몬요법은 60대 전에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 윤병구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폐경 초기가 가장 최적기”라며 “예방 차원에서 50대 초반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르몬요법이 모든 여성에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약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거나 간기능 장애와 간 질환, 비정상적인 질 출혈, 유방암과 에스트로겐 의존성 악성종양, 심근경색 혹은 뇌졸중 등을 앓는 여성은 호르몬요법을 해서는 안 된다. 박 교수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한 콩,미나리 등을 많이 섭취하면 폐경 후 증상이 덜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