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주방 공간 활용 극대화…실용주의 가미한 디자인 출시

인테리어 업계에 ‘실용주의 미니멀리즘(최소한 표현주의)’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침체 속에 1인 가구, 소가족 가구가 늘어나면서 주택 선호도도 ‘작고 실용적인’ 중소형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이나 원룸에 거주하는 싱글족이 증가한 것도 미니멀리즘에 한 몫을 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런 경향은 방보다 욕실이나 수납장 등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욕실은 집 안에서 작은 공간을 차지하지만 꼭 필요한 공간이기도 하다. 욕실 공간을 절약해 사용할 노하우가 있다면 집안을 더 넓게 활용하는 효과도 가능하다. 욕실은 생리 현상을 해결하거나 신체를 청결하게 하는 등의 기능적인 부분이 필수적이면서도 심리적인 위안을 받을 수 있는 편안함이 인테리어의 기본 요소다.



◆빌트인 샤워시설·가변형 샤워 파티션, 욕실 효율적 배치

대우건설은 최근 ‘빌트인 샤워 시스템(Built-in Shower System)’을 선보였다. 기존 샤워 시스템은 해바라기 샤워 헤드와 배관이 노출됐지만 ‘빌트인 샤워 시스템’은 기본 배관을 과감히 벽체 안으로 집어넣었다. 해바라기 샤워기 대신 레인샤워(Rain Shower)를 샤워부스 천장에 매립해 핸드샤워와 수전 몸체를 일체화했다.

최소한의 부위만 노출시키고 불필요한 부분을 매립시켜 공간도 절약했다. 럭셔리함과 심플한 디자인으로 고급 호텔이나 리조트의 욕실을 이용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욕실의 남은 공간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대우건설 측 설명이다. 대우건설은 이달 말 분양 예정인 ‘충주 푸르지오’에 첫 적용한다. 이 단지는 84㎡의 중소형 아파트 중심으로 구성된다.

욕실 브랜드들도 리모델링이나 신규 아파트에 적용될 모델로 소형 주택 공간 사용자를 고려한 욕실을 선보였다. 대림바스는 시스템 욕실로 ‘컴팩트 플러스 바스(CompactPLUS Bath)’ 2종을 출시했다.

원룸형 주택에 거주하는 싱글족을 타깃으로 한 ‘영 리치(Young Rich) 타입’은 좁은 욕실에서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코너 배치형 구조다. 가변형 샤워 파티션이 적용돼 양변기, 세면대, 샤워 부스 등을 별도 독립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젊은층 맞벌이 가족을 위한 욕실 디자인인 ‘뉴 패밀리(New Family) 타입’의 경우 자녀의 동선과 안전을 고려한 기능성 세트다. 욕조에는 어린이들의 사용을 돕는 세족대 겸 발판과 반신욕 시 사용이 편리한 의자도 있다.

마정민 대림바스 과장은 “작은 평형일수록 집안 공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넓게 활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주거 생활의 질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 수납공간 효율화…“꼭꼭 숨어라, 숨은 공간 보일라”

중소형 아파트가 대거 공급되면서 발코니 확장도 늘고 있다. 공간은 넓어지지만 자질구레한 살림살이를 넣어둘 공간이 없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따라서 살림살이를 넣는 수납 공간도 효율화되고 있다. 시공사들은 최대한 숨은 공간을 찾아내 효율적인 수납 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코오롱건설은 수납 설계 ‘칸칸(KanKan)’을 아파트에 적용했다. 총 11개의 수납 특화 아이템인 신발장·청소도구장·트리플홀더·상수납장·김치냉장고장·다리미전용장 등으로 구성됐다.

2009년 일본 수납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곤도 노리코’와 함께 개발했다. 국내 수납의 달인으로 꼽히는 블로거인 까사마미 심현주 씨도 코오롱건설에 조언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LG하우시스와 ‘주방 더블 수납공간’을 최근 공동 출시했다. 주방 벽체가 일자형으로 돼 있는 것을 중간 선반을 두어 작은 양념통 등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두산건설도 수납시스템 ‘채움 2030’을 개발했다. 적재·적소·적량의 수납 기본기에 충실한 13가지 수납 아이템의 표준을 제시했다. 현관의 인출식 신발수납장은 신발을 한눈에 식별할 수 있고 내부 자연환기까지 가능하도록 개발됐다. 세탁실, 세탁건조대와 연계된 벽체매립형 세탁물 반출시스템은 젖은 수건과 속옷을 욕실에서 바로 세탁실로 보낼 수 있다.

롯데건설은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수납시스템을 지난해 선보였다. 파주 교하 신도시 롯데캐슬은 전용면적 84㎡ 확장형 세대의 경우 주방에 넉넉한 팬트리(pantry)를 제공한다. 문을 닫으면 주방 수납장이 노출되지 않는다. 벽체 속에 숨어있는 공간을 이용한 히든(hidden) 수납장도 롯데캐슬의 자랑거리다.

◆침대와 소파 나란히 두면 넓어보여…명도 밝은 바닥재도 효과 만점

가구나 바닥재 업체들도 좁은 공간을 최대한 넓어 보이게 사용하는 인테리어 노하우를 제시하고 있다. 세계적인 가구메이커 이케아가 선보인 ‘2012년 인테리어 트렌드 카탈로그’에 따르면 침실과 거실을 합쳐 침대와 소파를 나란히 둘 것을 권했다. 1980년대에 유행했던 흰색을 기본 색상으로 사용하면 심플한 느낌을 주면서도 공간이 한층 더 넓어 보이는 시각적 효과가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바닥재를 통해서도 넓어 보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자연마루는 바닥재를 통한 인테리어 비법을 소개했다. 바닥재의 경우 명도를 밝고, 사이즈는 광폭 바닥재를 선택하면 공간이 좀 더 넓어 보인다는 것. 또 여러가지 색깔이 있는 바닥재나 벽지를 선택할 경우 좁고 어지러워 보일 수 있어 밝은 계열에 통일감이 있는 디자인을 선택하고 거실 한쪽 벽면 정도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장식이나 문양을 넣어주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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