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산학협력 패러다임을 바꿔라
요즘 대학가의 최고 화두 중 하나는 ‘취업’이다. 대학의 전 구성원들이 학생 취업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그런데 정작 기업은 대학에서 양성되는 인재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게 여기는 것 같다. 기업에서 생각하는 ‘대학교육과 산업현장 수요 일치도’를 보면 인문계열 12.2%, 이공계열 19.0%로 대학교육이 기업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제는 대학의 교육과정을 현장중심으로 전환해 산업체 수요중심형 교육시스템을 구현하고 지역사회 및 지역산업체와의 쌍방향 협력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할 때이다.

특히 대학이 지역발전의 핵심 주체로서 지역기업이 필요로 하는 우수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사회의 성장을 적극 이끌기 위해서는 대학과 기업 간 산학협력의 방향에 대한 재설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기업과 대학이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대학은 교수들이 산학협력에 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산업체에서도 대학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우수 인재양성 및 기술개발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다.

둘째 학생들이 산업현장중심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다양하고 유연하게 편성·운영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이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 성과를 확산해 나가는 시스템 구축에 나서야 한다. 또한 산업체 인력에 대한 재교육 및 현장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산학협력중점교수로 채용하는 등 대학과 기업 간 다양한 인적 교류 증진이 필요하다.

셋째 학생들에게 현장중심 교육뿐만 아니라 ‘고용 없는 성장’의 시대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기업가 정신 등 창업 마인드를 고취시켜 나가게 하는 시스템의 구축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많은 대학에서 창업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대부분 학생 중심이 아닌 지역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대학 교육과정에 창업 관련 교과목을 편성·운영하고 창업동아리를 활성화해, 학생 창업에 대해서도 다양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마침 교육과학기술부가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LINC 사업)은 앞으로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중요한 사업으로 주목된다. 대학도 이제는 그동안의 산학협력에 대한 소극적이고 지엽적인 접근 방식에서 탈피해 산업체의 선호에 기반한 적극적인 교육체제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올해는 우리나라 대학의 산학협력에 대한 패러다임을 일대 전환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방향으로 산학협력을 활성화할 때 대학과 기업의 동반성장은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강화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남궁 문 < 원광대 교수·토목환경공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