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꼬인 문제를 푸는 전략 노하우
아침 뉴스를 접하면 너무나 빨리 바뀌는 트렌드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 하지만 조직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2000년대 초반에는 짐 콜린스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저서 제목이기도 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라는 문구가 최고의 조직을 위한 슬로건이었다. 2020년 맥스 베이저만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완벽이 아닌 최선을 위해(Better, not perfect)>에서 애자일 경영 시대의 빠른 실행을 강조했다. 최근에는 복잡한 문제의 해결이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리처드 루멜트 UCLA 경영대학원 교수의 저서 제목이기도 한 ‘꼬인 문제(The Crux)’라는 단어가 주목받고 있다.

난관을 극복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월별, 분기별, 연도별로 구성원의 조직적 행동을 설계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에 실제로 필요한 전략을 마련할 수 있다. 명확하게 목표를 정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제를 선명하고 알기 쉽게 정렬해야 좋은 전략이다.

필자가 기업 대표들을 만나 성장전략을 물어보면 대부분 연구개발(R&D) 투자와 매출 목표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성공적인 전략을 설계하려면 매출 목표치보다는 고객가치 실현을 저해하는 본질적인 장애물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게 우선이다. 내부적인 프로세스와 시스템 효율을 저해하는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실행하는 사람과 조직 문화의 문제를 해결해야 순조롭게 개선된다. 매출이나 영업이익 목표치는 전략이라기보다는 결과값이다. 조직이 높은 성과를 달성하려면 조직과 사업에서 해결해야 할 최우선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새로운 전략의 목적지는 리더도 구성원도 가본 적이 없는 미지의 영역이다. 조직원 전체가 전략을 명확하게, 동일하게 이해하려면 전략이 구체적이고 간결하고 쉬워야 한다. 그래야 조직원의 머릿속에 오래 각인될 수 있다. 성공적인 전략은 목표의 연결이다. 여러 부서와의 공동 목표가 될 수도 있고, 조직 전체의 공통 목표가 될 수도 있다. 전략의 나뭇가지에 따라 각각의 하위 목표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많은 기업이 “구성원 모두가 일은 열심히 하는데, 조직 전체적으로는 성과가 불명확하다”거나 “구성원 각각의 목표는 달성했는데 조직의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는 등의 문제를 호소한다. 개인의 목표와 조직의 목표가 정렬되지 않았거나, 우선순위 혹은 집중 영역이 불일치한 결과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 없이 재무적인 결과에만 집중한 탓이기도 하다. 조직의 전략은 재무, 고객가치, 내부 프로세스, 사람, 문화 사이에서 균형을 이뤄야 한다. 또 구성원이 맡은 과업은 진척도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모두가 조직의 전략에 정렬돼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