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채용의 기준은 성과역량이다
피터 드러커는 “채용에 5분밖에 사용하지 않는다면 잘못된 채용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5000시간을 사용하게 된다”며 올바른 채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채용의 실패가 조직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크다. 특히 부정성이 높은 사람은 조직의 에너지를 소진시키고 병들게 한다. 좋은 인재를 뽑는 것 못지않게 부적절한 인재를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 짐 콜린스는 ‘올바른 사람을 버스에 태우는 것’이 경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영자로서 한 가지 일만 해야 한다면 인사(人事)를 할 것이고, 그중에서 한 가지만 한다면 채용을 할 것이다. 인사가 만사(萬事)이고, 채용이 전부(全部)다.

모든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는 일 잘하는 사람 즉 고성과자다. 성과능력은 인지심리학적으로 ‘지식×기술×역량’으로 정의할 수 있다. 지식이 능력의 재료라면 기술은 능력의 도구이고, 역량은 능력의 성능이다. 지식은 언제든지 조달 가능하고, 기술은 시간을 투입하면 얼마든지 습득할 수 있다. 하지만 긍정성, 적극성, 전략성, 성실성과 같은 핵심 성과역량은 성인 이후에는 개발이 대단히 어렵다. 역량은 뇌의 신경가소성이 높은 결정적 시기인 출생 직후부터 청년기까지 성장 과정에서 거의 완성되기 때문이다. 일 잘할 사람인지 아닌지는 입사 전에 결정돼 있다는 의미다.

우리는 학벌이나 스펙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채용의 핵심은 사람이 아니라 ‘성과역량’을 뽑는 것이다. 성과역량은 무의식적 인지 과정을 통해 작동하기 때문에 외연의 상태로는 파악할 수 없다. 인간에 대한 오랜 연구와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결론은 세 가지다.

첫째, 스펙과 지식은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다. 둘째, 학력과 경력이 능력을 대변하지 못한다. 셋째, 인·적성검사와 면접으로는 인재를 판별하기 어렵다. 마이다스그룹은 서류, 스펙, 면접을 일절 보지 않는다. 대신 신경과학 기반 성과역량 예측 솔루션인 ‘역검(역량검사)’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역검은 고성과자 선발과 고위험군 선별에서 대단히 높은 적중률을 보인다. 미국 노동부가 제시한 인재 선발 도구의 타당도 기준에서 ‘매우 유용함’ 수준인 0.35를 크게 초과하는 0.51 수준이다.

역검은 전 과정이 온라인에서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된다. 성과와 상관없는 차별적 요소를 배제하고 ‘기회의 평등을 통한 공정한 채용’이라는 선기능을 제공한다. 모두가 자신의 능력에 맞는 가치 생산의 기회를 제공받는 것이 공정한 채용이다. 채용이 바로 서야 기업이 바로 선다. 기업이 바로 서야 사회가 바로 선다. 그러려면 바른 채용이 먼저다. 바른 채용은 모든 기업의 가장 중요한 책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