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철군 이후 최대 규모‥이란 `테러행위' 비난

이라크에서 5일 시아파 무슬림을 겨냥한 폭탄 테러가 잇따라 발생해 최소 72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 철수 이후 69명이 희생된 지난달 22일 바그다드 연쇄 폭탄 테러 희생자를 넘어서는 최대 규모로 이날 공격 대상은 시아파에 집중됐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바그다드에서 남동쪽으로 320㎞ 떨어진 나시리야 인근에사 자살 폭탄 공격으로 시아파 순례객 최소 45명이 숨지고 70여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관리가 밝혔다.

순례객들은 시아파 성일(聖日)인 `아슈라'(지난달 6일) 이후 40일째를 맞아 성지(聖地) 카르발라로 향하던 중이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바그다드의 시아파 거주지역 두 곳에서 4차례의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 모두 27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부상했다.

바그다드 경찰과 이라크 내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새벽 바그다드 사드르시티 인근 버스 정류장에서 오토바이에 장착된 폭탄이 터졌다.

사건 직후 근처의 한 교차로에서 도로에 매설된 폭탄이 폭발했고, 경찰은 세 번째 폭탄을 발견해 이를 제거했다.

이어 채 두 시간이 지나지 않아 바그다드 북부 카지미야 지역에서 두 건의 폭발이 거의 동시에 발생했다.

사드르시티 사건의 피해자들 대부분은 일감을 구하던 일용직 노동자들이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바그다드 군 대변인 카심 알 무사위 소장은 이번 공격의 목적이 "이라크 국민의 내분을 야기하려는 것"이라며 아직 배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건 직후 시아파의 맹주 이란은 물론 이라크의 수니파 국회의장 오사마 알 누자이피도 이날 테러를 비난하고 나섰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부 차관이 이날 공격이 명백한 테러 행위라며 "종파 분쟁을 야기하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이라크에서는 미군이 철수한 이후 치안 공백으로 정부를 주도하는 다수의 시아파와 소수인 수니파 사이의 갈등이 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수니파 최고위직 인사인 타레크 알 하셰미 부통령이 체포영장 발부에 불복, 쿠르드족 거주지역으로 피신하기도 했다.

(두바이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