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2단계 부채상한선 증액 제안 비판
국민에 대정치권 압력 요청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5일(이하 현지시각) 공화당의 2단계 부채 상한선 증액 제안을 비판하면서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를 막기 위한 의회 지도부의 타협안 마련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한을 8일 앞둔 이날 밤 9시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생중계된 대국민연설을 통해 협상결렬이 경제에 대한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타협만이 우리의 경제를 강력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일하고도 이성적인 방법이라면서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책임감을 가지고 파국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권이 지금과 같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일자리를 없어지고 미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공화당이 제안한 단기적인 부채 한도 확대가 대립과 갈등을 연장시키는 결과만을 낳을 것이며 신용등급 하향을 막기에도 부족할 것이라면서 현재와 같은 공화당의 접근 법은 위험한 교착상태만을 불러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출삭감만을 고집하고 있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타협을 막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정치권이 정치적 의도를 접고 균형적인 접근을 통해 타협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국민이 기능을 상실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 투표를 한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 정치권이 타협을 이끌어내도록 국민이 나서서 압력을 행사해 줄 것을 요구했다.

취임 이후 7번째인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대국민연설은 정치권이 새로 새로운 협상을 제시하며 양보만을 요구하면서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자 급하게 마련된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향후 10년간 2조7천억달러(약 2천848조원)의 지출을 삭감하는 대신 2012년 말까지 부채상한선을 2조4천억달러(약 2천532조원) 증액하자는 안을 제시했으나 공화당은 민주당 협상안이 "속임수 투성이"라며 대신 2단계로 나누어 부채상한선을 증액하자는 자체 협상안을 내놓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권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다음 달 3일 시카고에서 열릴 자신의 50번째 생일 파티에도 참석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26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급등했다. 한때 달러당 77.80엔까지 치솟아 동일본 대지진 직후 3월 17일 이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음달 2일로 기한이 다가온 미국 채무 상한 인상 문제를 둘러싸고 여여간 정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를 팔고 엔화나 유로화를 매입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버락 오바마 태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대국민 연설에는 의회에 대해 조기에 채무 상한 문제를 합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타협안을 내놓지 않아 최종 합의까지 다소 시간일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 전문가들은 "미 국채의 신용등급 하락 우려도 제기돼 당분간 달러화 약세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kp@yna.co.kr